[로힝야&방글라데시 현지 활동가 한국 방문기] 4. 서울편_下 (Day 9)

202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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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로힝야&방글라데시 현지 활동가 한국 방문'을 기록한 글입니다.

○ 총 4편의 시리즈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울上편(클릭), 제주도편(클릭), 강원도편(클릭), 서울下편(본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본 편은 서울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소개합니다.



9일차│밀알복지재단(강남세움복지관 - 시청각학습지원센터) - 경복궁 -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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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세움복지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활동가들


일정 마지막 날이었던 9일 차, 밀알복지재단에서 운영 중인 강남세움복지관을 방문했다. 강남세움복지관은 관내 중증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시설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중증장애인들의 특징과 편의에 맞게 설계된 주거 공간, 직업재활훈련 공간, 교육 공간 등을 함께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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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장애인 주거 시설을 둘러보는 활동가들


우리가 속해있는 지역사회처럼 난민캠프 안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 다만 캠프의 열악한 조건으로, 캠프라는 환경적 특성은 장애를 가진 이들의 편의와 존엄이 더욱 지켜지기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이 주제에 대한 현지 활동가들의 고민이 깊었던 만큼 여러 질문이 나온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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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각학습지원센터에 대한 소개를 듣는 활동가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시청각장애인을 지원하는 시청각학습지원센터였다. 시청각장애인과 관련된 국가, 지자체의 정책을 살펴보는 한편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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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각학습지원센터 방문 후 헬렌켈러센터 앞에서 단체 사진


구체적인 앎은 우리의 세계를 넓히기도 한다. 보이는 세계, 들리는 세계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틀을 '진짜로' 깨려면, 그렇지 않은 세계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야 한다는 걸 함께 배운 시간이기도 했다. 밀알복지재단 방문은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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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에게 어울리는 한복을 골라 입고 포즈를 취하는 (왼)코히누르(Kohinur), (오)조이르(Johir)와 알람기르(Alamgir)


우리는 경복궁으로 향했다. 서울의 랜드마크가 N서울타워라면 한국의 랜드마크는 경복궁일지도 모른다. 이왕 하는 김에 제대로 한국 문화를 체험할 겸 한복을 빌려 입기로 했다. 형형색색, 화려하게 수놓아진 한복을 고르며 모두가 즐거워했다. 방글라데시 동료들 모두 자신에게 어울릴 만한 것을 참 잘 골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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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복을 갖춰 입고 경복궁으로 향하는 활동가들


각자가 선택한 한복을 갖춰 입고 경복궁으로 향했다. 의상이 주는 힘 때문인지 모두가 들떠있었다. 방글라데시 활동가들에게 '곱다'는 표현을 알려줬다. 대체할 만한 영어를 찾지 못해, 한국말 그대로 알려줬다. '곱다'는 말의 뜻을 설명하며, 'Beautiful'과 'Gentle', 'Elegant'를 섞어 놓은 그 사이 어디쯤이라고 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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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앞에서 RWWS 활동가들의 단체사진


광화문 앞에서 한복을 입은 방글라데시 동료들의 단체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 제목을 붙인다면 '유종의 미'라고 쓰고 싶을 만큼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과 잘 어울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한복을 입은 우리의 동료들, 우리의 의복을 기쁜 마음으로 즐겨주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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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광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왼)파하드(Farhad)와 알람기르(Alamgir), (오)조이르(Johir)와 자말(Jamal)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광화문 광장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넓은 평상에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고, 빵을 먹었다. 누군가는 편안하게 누워 쉼을 청했고, 또 누군가는 신나게 수다를 떨었으며, 누군가는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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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광장에서 휴식을 즐기는 활동가들


천진한 웃음을 지으며 솟아오르는 분수에 발을 대보던 지니야(Jinia)와 코히누르(Kohinur), 루미(Rume)의 모습이 떠오른다. 종종 지나가는 시민들의 시선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내가 본 시선은 대개 경계가 아닌 호기심과 환대의 눈빛이었다. 가장 보통의 일상을 함께하는 느낌, 한국의 활동가들은 이 순간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꼽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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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광장에서 휴식을 즐기는 지니야(Jinia), 코히누르(Kohinur), 루미(Rume)


RWWS의 공식 댄서, 코히누르(Kohinur)의 공연도 있었다. 광화문 광장 한 복판에서 코히누르(Kohinur)는 방글라데시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우리는 맞추기라도 한 냥 일제히 카메라를 들었고 그의 춤사위를 녹화했다. 그가 자유롭게 웃고, 즐기고,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었고 다음으로 떠오른 생각은 '멋진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이렇게나 빛나는 사람들과 여름의 초입을 함께했다니. 곧 모든 일정이 끝나리라는 것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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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광장에서 방글라데시 음악에 맞춰 발을 구르는 코히누르(Kohinur)



[에필로그_나가며] 방글라데시 동료들을 떠나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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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글라데시로 출국하기 전 마지막 단체사진


로힝야&방글라데시 현지 동료들과 한국에서 함께한 10일 간의 여정은 확실히 다른 밀도의 시간이었다. 인천공항에서 동료들을 배웅하며, 우리의 첫날을 떠올렸다. '마지막 날이 무척 아쉬울 것 같다'던 우리의 예상은 적중했다. 떠나가는 동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는 꽤 오래 아쉬워했다. 

RWWS와의 인연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RWWS는 로힝야 난민을 지원하는 방글라데시 현지 NGO로, RWWS와 ADI는 로힝야 난민 여성을 돕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 7년간 호흡을 맞춰왔다. 사실 8년이란 시간 동안 미얀마 내부도, 로힝야 난민캠프도 나아진 것은 거의 없다. 나아지긴커녕 악화되고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어느 날엔 '이 모든 것이 자기만족에 그친 활동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소비하고만 있게 된다. 

사실 이번 여행을 통해 느낀 바가 있다면 '활동의 무력함'을 홀로 판단하거나 방치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것이 오만의 일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10일 간의 여정 동안 우리는 서울과 제주를, 춘천과 양구를 돌며 '로힝야 이슈'와 '샨티카나'를 알렸다. 또 분쟁과 여성, 기록, 장애와 접근성 등 다양한 것을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순간, 현장을 알리는 현지 활동가들의 시선과 말에서 어떠한 '무력'과 '절망'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가끔 '슬픔'은 느껴졌지만 결코 무력하지 않았다.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까. 계속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떠나는 동료들의 뒷모습을 보며 그 답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현장과 동료. 우리에겐 시선을 거둘 수 없는 현장이 있고, 그 사실에 동의해 함께 움직이고 있는 동료들이 있다. 

RWWS와 시작부터 함께한 별빛(공선주 활동가)의 말이 기억난다. '이제사 우리의 관계가 시작된 것 같다'고, '그래서 이 여행이 아쉽기보다 설레고 기쁘다'고 했다. RWWS와 함께한 지난 7년의 프로젝트가 올해 말로 종료되지만, 별빛의 말처럼 우리가 맺어온 관계는 프로젝트가 종료된다고 끝날 수 있는 류의 그것이 아니다. 어쩌면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니 떠나는 이들을 두고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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