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로힝야&방글라데시 현지 활동가 한국 방문'을 기록한 글입니다.
○ 총 4편의 시리즈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울上편(클릭), 제주도편(클릭), 강원도편(본편), 서울下편(클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본 편은 강원도(춘천, 양구)에서의 일정을 소개합니다.
6일차 - 7일차│(춘천-강원대학교) 국제학술회의 '글로벌 난민 위기의 도전과 협력'

▲ 김포공항에서 남춘천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이동 중인 활동가들
제주를 떠나 우리가 향한 곳은 춘천이었다. 15명의 사람들이 각자의 배낭과 캐리어를 이끌고 김포공항에서 서울역으로, 서울역에서 남춘천역으로 이동했다.



▲ <글로벌 난민 위기의 도전과 협력> 행사 포스터
아디는 지난 상반기 강원대학교 통일강원연구원과 함께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을 주제로 국제 학술회의를 준비했다. 세션 1에서는 '글로벌 난민 위기와 지역의 정치 동학'이라는 주제로 세 분의 발표가 진행됐다. 크라쿠프 야기엘로니안대학교(폴란드)의 얀 브로조조프스키 교수는 '우크라이나 난민 위기'를 주제로 발표하였고, 오타고대학교(뉴질랜드)의 릴리 송 교수는 '뉴질랜드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난민법 및 난민 정책'에 대해 발표하였다.

▲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에서 발표 중인 라지아(Razia)
라지아(Razia)는 세션1의 마지막 발표자로 함께했다. 라지아는 로힝야 당사자로 로힝야 이슈를 국제 사회에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도 그는 로힝야를 향한 오랜 억압의 역사와 대규모 난민 사태를 알렸고, 그 안에서도 특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2018년부터 ADI와 함께한 '샨티카나'(로힝야 여성을 위한 다목적 힐링센터)를 소개하며, 동료 관계 기반의 심리사회적 지원 프로그램이 어떻게 로힝야 난민 여성들의 회복탄력성을 증진하고 있으며, 삶의 질을 향상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 세션1 발표 참여 중인 김기남 변호사(ADI), 나짐(Nazim), 라지아(Razia)
세션1의 토론자로는 ADI의 김기남 변호사와 RWWS의 나짐(Nazim)이 함께했다. 김기남 변호사는 최근 기후위기로 인한 난민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100만 여명의 로힝야 난민이 거주하는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역시 점점 더 잦은 타이푼과 사이클론으로,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난민들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 세션1 발표 참여 중인 김기남 변호사(ADI), 나짐(Nazim), 라지아(Razia)
또한 김기남 변호사는 '이 모든 것의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 대개 기후위기의 가해자는 이미 발전한 국가와 기업인데 기후위기의 피해자는 그렇지 못한 국가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전하며, '국제사회 안에서 기후 난민, 기후 이주민에 대한 최저 조건이 갖춰져야 하며, 양자간 혹은 다자간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기후 난민, 기후 이주민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듣고 있는 방글라데시 현지 활동가들
방글라데시 활동가들 또한 자신의 활동 현장과 견주며 모든 발표를 듣는 듯했다. 그들에게도 활동 중 각자가 갖게 된 현장의 감각과 감상이 있을 텐데, 그것을 풀어내는 시간과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에 전시되어있는 난민캠프 물품들
행사 공간 한편에서는 로힝야 난민캠프에서 사용되는 여러 식기구나 생활용품과 간식이나 교육 자료, 액세서리 등이 전시되었다. 방글라데시 활동가들은 로힝야 난민캠프에서 '이것저것 살펴보고 챙겨뒀던 이유가 이것(전시) 때문이었구나!'라며 그제야 이해한 눈치였고, 한편 무척 반가워하며 각각의 물품이 어떤 기능과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설명해 줬다.
▲ 난민캠프 물품을 설명하고 있는 파하드(Farhad), 코히누르(Kohinur)
방글라데시 활동가들에게 전시 해설을 직접 듣는 것이 더 풍성하고 공신력 있을 거라는 생각에, 오며 가며 들르는 분들에게도 전시를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가 그러했던 것처럼, 많은 분들이 현지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더욱 유심히 물품을 살피고 가는 느낌이었다.


▲ 아시아 분쟁 지역 및 아디, RWWS의 활동을 소개하고 있는 활동가들
이외에도 현지 동료들과 함께 아시아 분쟁 지역에 대해 알리고 우리의 활동을 소개하였다. '샨티카나'의 이야기가 담긴 『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파시클, 2024)도 함께 알렸다. 많은 분들이 '샨티카나'에서 활동 중인 현지 활동가들에게 질문하였고, 현지 활동가들 또한 질문을 무척 환영하는 눈치였다. 그 장면을 보면서도, 직접 만난다는 것은 기대 이상의 역동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하루였다.

▲ 난민캠프 전시물품 뒤로 함께 찍은 단체 사진
세션 3은 <샨티카나 In 춘천>이라는 이름으로, 샨티카나에서 운영 중인 심리사회적 프로그램들을 현지 활동가들이 직접 시연하고, 희망자에 한해 체험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 세션은 루미(Rume)가 직접 안내하며 진행됐다. 샨티카나에서 운영 중인 심리사회적 프로그램의 운영 매뉴얼은 ADI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바로가기)

▲ <샨티카나 In 춘천>를 안내하고 있는 루미(Rume)와 방글라데시 활동가들
루미(Rume)의 설명에 따라, 안내자로 함께 한 현지 활동가들은 참여자들이 체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1시간 여의 체험이 끝난 후 한 참여자는 '몸의 이완을 느꼈다'며 '로힝야 난민 여성들 또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와 비슷한 편안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전했다.

▲ <샨티카나 In 춘천>를 마무리 후 서로를 격려하는 활동가들
한국에서의 시간이 마무리되어 갈 때쯤, 방글라데시 동료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냐는 물음을 던졌다. 다른 장면을 회상하며 답한 이들도 있었지만, 꽤 많은 이들이 <샨티카나 in 춘천>의 순간을 언급했다. 그 답변이야말로 방글라데시 동료들이 자신의 활동에 갖는 애정과 의미를 방증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님의 <글로벌 난민 위기의 도전과 협력> 참여 후기 (바로가기)
8일차│(양구) DMZ 펀치볼 둘레길 트래킹 - DMZ 자생 식물원
▲ 한반도 분단의 역사와 DMZ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활동가들(1)
8일 차, 우리가 향한 곳은 소위 최전방이라 불리는 강원도 양구 해안면 펀치볼 마을이었다. 한반도 역시 여전한 분쟁국 중 하나이다. 분단의 감각이 너무도 일상이 된 나머지 우리는 대개 그 사실을 망각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타자의 눈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사실 방글라데시 동료들은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어쩌면 나보다도 더) 심각하게 느끼고, 궁금해했다.
▲ 한반도 분단의 역사와 DMZ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활동가들(2)
우리는 펀치볼 마을을 두른 능선을 따라 트래킹하며, 가이드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한반도 분쟁과 분단의 역사를 들었다. '펀치볼'이라는 지명의 어원은 다양한 설이 있다고 한다. 그곳에서 내가 보고 들은 것만 하여도 세 가지 정도인데, 하나는 노을 지는 풍경이 마치 칵테일 '펀치'의 색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졌다는 설이다. 다른 두 개는 마을의 옴폭하게 패여 있는 지형과 관련이 있는데, 하나는 그 형태가 마치 화채(punch) 그릇(bowl)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나머지 하나는 누군가 주먹(Punch)으로 한 대 친 것처럼 옴폭하게 패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 한반도 분단의 역사와 DMZ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활동가들(3)
펀치볼 마을, 우리가 서 있던 바로 그곳은 6.25 전쟁 전 북한의 땅이었다는 설명도 해주셨다. 또한 민간인통제구역 중 유일하게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도 말씀해 주셨다.
▲ DMZ 둘레길 정상에서 내려다 본 펀치볼 마을
날이 좋을 땐 산 너머의 북한도 보인다는데, 사진에서 느껴지듯 잔뜩 흐린 날씨 탓에 산 너머의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뭐라도 보일까 싶어 각자의 방식으로 가장 멀리 시선을 떨궈보는 게 느껴졌다. 분쟁은 가장 가까운 것도 가장 먼 곳처럼 느껴지게 한다. 거리감이라는 것은 물리적인 이유일 때보다 관계적인 문제일 때 더 여실히 드러나는지도 모른다.
▲ DMZ 둘레길을 트레킹하고 있는 활동가들
우리가 함께 걸은 펀치볼 트래킹 코스는 민간인에게 오픈된 지 10년도 안 된 곳이다. 민간인통제구역이기도 했지만, 6.25 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만큼 지뢰 등의 위험 요소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제거되지 못한 지뢰들이 있을 수 있다며, 본격적인 트래킹에 앞서 간단한 안내를 받았다. 지뢰가 있다고 하기엔 너무도 고요한 자연이었고, 그렇다고 고요를 만끽하기엔 '격전지'와 '지뢰'를 떠올리게 하는 트래킹 코스였다.

▲ DMZ 자생 식물원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활동가들
이후 우리가 향한 곳은 DMZ 자생 식물원이었다. 오랜 시간 사람의 손길과 발길이 닿지 않은 지역이니만큼, DMZ에는 다양한 식생이 자라고 있다. 그것을 보존하고 알리는 곳이 바로 DMZ 자생 식물원이다.


▲ DMZ 자생 식물원에서 꽃을 구경 중인 (오)루미(Rume), (왼)지니야(Jinia)
함께 다니며 느꼈던 것 중 하나는, 방글라데시 동료들은 자연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꽃과 나무, 숲과 폭포, 돌이켜보면 그들이 조금 더 머물렀던 장소들은 그런 곳들이었다. 남한과 북한의 경계에서, 가벼운 농담과 웃음으로 함께 걸었던 산길. 여행이 끝난 후 한국인 동료들끼리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나누는데, 나도 모르게 그 길을 떠올렸다.
다음편 바로가기
○ 전(全)편 둘러보기
* 1편 _ 서울편Ⅰ(바로가기)
* 2편 _ 제주도편 (바로가기)
* 3편 _ 강원도편 (바로가기)
* 4편 _ 서울편Ⅱ (바로가기)
○ 본 글은 '로힝야&방글라데시 현지 활동가 한국 방문'을 기록한 글입니다.
○ 총 4편의 시리즈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울上편(클릭), 제주도편(클릭), 강원도편(본편), 서울下편(클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본 편은 강원도(춘천, 양구)에서의 일정을 소개합니다.
6일차 - 7일차│(춘천-강원대학교) 국제학술회의 '글로벌 난민 위기의 도전과 협력'
▲ 김포공항에서 남춘천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이동 중인 활동가들
제주를 떠나 우리가 향한 곳은 춘천이었다. 15명의 사람들이 각자의 배낭과 캐리어를 이끌고 김포공항에서 서울역으로, 서울역에서 남춘천역으로 이동했다.
▲ <글로벌 난민 위기의 도전과 협력> 행사 포스터
아디는 지난 상반기 강원대학교 통일강원연구원과 함께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을 주제로 국제 학술회의를 준비했다. 세션 1에서는 '글로벌 난민 위기와 지역의 정치 동학'이라는 주제로 세 분의 발표가 진행됐다. 크라쿠프 야기엘로니안대학교(폴란드)의 얀 브로조조프스키 교수는 '우크라이나 난민 위기'를 주제로 발표하였고, 오타고대학교(뉴질랜드)의 릴리 송 교수는 '뉴질랜드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난민법 및 난민 정책'에 대해 발표하였다.
▲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에서 발표 중인 라지아(Razia)
라지아(Razia)는 세션1의 마지막 발표자로 함께했다. 라지아는 로힝야 당사자로 로힝야 이슈를 국제 사회에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도 그는 로힝야를 향한 오랜 억압의 역사와 대규모 난민 사태를 알렸고, 그 안에서도 특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2018년부터 ADI와 함께한 '샨티카나'(로힝야 여성을 위한 다목적 힐링센터)를 소개하며, 동료 관계 기반의 심리사회적 지원 프로그램이 어떻게 로힝야 난민 여성들의 회복탄력성을 증진하고 있으며, 삶의 질을 향상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 세션1 발표 참여 중인 김기남 변호사(ADI), 나짐(Nazim), 라지아(Razia)
세션1의 토론자로는 ADI의 김기남 변호사와 RWWS의 나짐(Nazim)이 함께했다. 김기남 변호사는 최근 기후위기로 인한 난민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100만 여명의 로힝야 난민이 거주하는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역시 점점 더 잦은 타이푼과 사이클론으로,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난민들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 세션1 발표 참여 중인 김기남 변호사(ADI), 나짐(Nazim), 라지아(Razia)
또한 김기남 변호사는 '이 모든 것의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 대개 기후위기의 가해자는 이미 발전한 국가와 기업인데 기후위기의 피해자는 그렇지 못한 국가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전하며, '국제사회 안에서 기후 난민, 기후 이주민에 대한 최저 조건이 갖춰져야 하며, 양자간 혹은 다자간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기후 난민, 기후 이주민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듣고 있는 방글라데시 현지 활동가들
방글라데시 활동가들 또한 자신의 활동 현장과 견주며 모든 발표를 듣는 듯했다. 그들에게도 활동 중 각자가 갖게 된 현장의 감각과 감상이 있을 텐데, 그것을 풀어내는 시간과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글로벌 난민위기의 도전과 협력>에 전시되어있는 난민캠프 물품들
행사 공간 한편에서는 로힝야 난민캠프에서 사용되는 여러 식기구나 생활용품과 간식이나 교육 자료, 액세서리 등이 전시되었다. 방글라데시 활동가들은 로힝야 난민캠프에서 '이것저것 살펴보고 챙겨뒀던 이유가 이것(전시) 때문이었구나!'라며 그제야 이해한 눈치였고, 한편 무척 반가워하며 각각의 물품이 어떤 기능과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설명해 줬다.
▲ 난민캠프 물품을 설명하고 있는 파하드(Farhad), 코히누르(Kohinur)
방글라데시 활동가들에게 전시 해설을 직접 듣는 것이 더 풍성하고 공신력 있을 거라는 생각에, 오며 가며 들르는 분들에게도 전시를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가 그러했던 것처럼, 많은 분들이 현지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더욱 유심히 물품을 살피고 가는 느낌이었다.
▲ 아시아 분쟁 지역 및 아디, RWWS의 활동을 소개하고 있는 활동가들
이외에도 현지 동료들과 함께 아시아 분쟁 지역에 대해 알리고 우리의 활동을 소개하였다. '샨티카나'의 이야기가 담긴 『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파시클, 2024)도 함께 알렸다. 많은 분들이 '샨티카나'에서 활동 중인 현지 활동가들에게 질문하였고, 현지 활동가들 또한 질문을 무척 환영하는 눈치였다. 그 장면을 보면서도, 직접 만난다는 것은 기대 이상의 역동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하루였다.
▲ 난민캠프 전시물품 뒤로 함께 찍은 단체 사진
세션 3은 <샨티카나 In 춘천>이라는 이름으로, 샨티카나에서 운영 중인 심리사회적 프로그램들을 현지 활동가들이 직접 시연하고, 희망자에 한해 체험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 세션은 루미(Rume)가 직접 안내하며 진행됐다. 샨티카나에서 운영 중인 심리사회적 프로그램의 운영 매뉴얼은 ADI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바로가기)
▲ <샨티카나 In 춘천>를 안내하고 있는 루미(Rume)와 방글라데시 활동가들
루미(Rume)의 설명에 따라, 안내자로 함께 한 현지 활동가들은 참여자들이 체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1시간 여의 체험이 끝난 후 한 참여자는 '몸의 이완을 느꼈다'며 '로힝야 난민 여성들 또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와 비슷한 편안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전했다.
▲ <샨티카나 In 춘천>를 마무리 후 서로를 격려하는 활동가들
한국에서의 시간이 마무리되어 갈 때쯤, 방글라데시 동료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냐는 물음을 던졌다. 다른 장면을 회상하며 답한 이들도 있었지만, 꽤 많은 이들이 <샨티카나 in 춘천>의 순간을 언급했다. 그 답변이야말로 방글라데시 동료들이 자신의 활동에 갖는 애정과 의미를 방증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님의 <글로벌 난민 위기의 도전과 협력> 참여 후기 (바로가기)
8일차│(양구) DMZ 펀치볼 둘레길 트래킹 - DMZ 자생 식물원
▲ 한반도 분단의 역사와 DMZ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활동가들(1)
8일 차, 우리가 향한 곳은 소위 최전방이라 불리는 강원도 양구 해안면 펀치볼 마을이었다. 한반도 역시 여전한 분쟁국 중 하나이다. 분단의 감각이 너무도 일상이 된 나머지 우리는 대개 그 사실을 망각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타자의 눈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사실 방글라데시 동료들은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어쩌면 나보다도 더) 심각하게 느끼고, 궁금해했다.
▲ 한반도 분단의 역사와 DMZ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활동가들(2)
우리는 펀치볼 마을을 두른 능선을 따라 트래킹하며, 가이드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한반도 분쟁과 분단의 역사를 들었다. '펀치볼'이라는 지명의 어원은 다양한 설이 있다고 한다. 그곳에서 내가 보고 들은 것만 하여도 세 가지 정도인데, 하나는 노을 지는 풍경이 마치 칵테일 '펀치'의 색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졌다는 설이다. 다른 두 개는 마을의 옴폭하게 패여 있는 지형과 관련이 있는데, 하나는 그 형태가 마치 화채(punch) 그릇(bowl)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나머지 하나는 누군가 주먹(Punch)으로 한 대 친 것처럼 옴폭하게 패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 한반도 분단의 역사와 DMZ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활동가들(3)
펀치볼 마을, 우리가 서 있던 바로 그곳은 6.25 전쟁 전 북한의 땅이었다는 설명도 해주셨다. 또한 민간인통제구역 중 유일하게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도 말씀해 주셨다.
▲ DMZ 둘레길 정상에서 내려다 본 펀치볼 마을
날이 좋을 땐 산 너머의 북한도 보인다는데, 사진에서 느껴지듯 잔뜩 흐린 날씨 탓에 산 너머의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뭐라도 보일까 싶어 각자의 방식으로 가장 멀리 시선을 떨궈보는 게 느껴졌다. 분쟁은 가장 가까운 것도 가장 먼 곳처럼 느껴지게 한다. 거리감이라는 것은 물리적인 이유일 때보다 관계적인 문제일 때 더 여실히 드러나는지도 모른다.
▲ DMZ 둘레길을 트레킹하고 있는 활동가들
우리가 함께 걸은 펀치볼 트래킹 코스는 민간인에게 오픈된 지 10년도 안 된 곳이다. 민간인통제구역이기도 했지만, 6.25 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만큼 지뢰 등의 위험 요소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제거되지 못한 지뢰들이 있을 수 있다며, 본격적인 트래킹에 앞서 간단한 안내를 받았다. 지뢰가 있다고 하기엔 너무도 고요한 자연이었고, 그렇다고 고요를 만끽하기엔 '격전지'와 '지뢰'를 떠올리게 하는 트래킹 코스였다.
▲ DMZ 자생 식물원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활동가들
이후 우리가 향한 곳은 DMZ 자생 식물원이었다. 오랜 시간 사람의 손길과 발길이 닿지 않은 지역이니만큼, DMZ에는 다양한 식생이 자라고 있다. 그것을 보존하고 알리는 곳이 바로 DMZ 자생 식물원이다.
▲ DMZ 자생 식물원에서 꽃을 구경 중인 (오)루미(Rume), (왼)지니야(Jinia)
함께 다니며 느꼈던 것 중 하나는, 방글라데시 동료들은 자연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꽃과 나무, 숲과 폭포, 돌이켜보면 그들이 조금 더 머물렀던 장소들은 그런 곳들이었다. 남한과 북한의 경계에서, 가벼운 농담과 웃음으로 함께 걸었던 산길. 여행이 끝난 후 한국인 동료들끼리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나누는데, 나도 모르게 그 길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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