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9일 금요일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10층에서 2024 KCOC DAK 젠더분과위원회의 2회차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현장 속의 젠더 이야기’라는 주제로 젠더분과위원회에 속한 저희 “아디”의 사업에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아디의 사업을 소개하고,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 내의 젠더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얼마 전 아디에서 발간한 대중서 한 권을 참여자들이 읽고, 저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디의 대중서는『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라는 제목의 도서인데요, 제노사이드 생존자 여성들이 자신을 치유하고 서로를 돌보며 한계 너머로 걸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인도적 지원 활동의 현장에 젠더적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는 프로젝트이기에, 젠더분과위원회의 성격과도 잘 맞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약 2시간에 걸쳐 19명의 회원 분들에게 이 책을 쓰게 된 배경과 로힝야 박해의 역사, 그리고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의 현황을 전달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가운데) 평화 챙김 동사카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별빛(공선주) 활동가 ⓒ 사단법인 아디
모임은 샨티카나(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 중 캠프14에서 운영 중인 다목적여성힐링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아디의 “평화 챙김 동사카드”를 각자 가져가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나누는 모든 이야기를 흡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흡수하다> 카드를 선택하신 분도 있었고, 원래 본인이 하던 일인 물 분야와 함께 젠더 아젠다가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달리다>카드를 선택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바로 젠더분과위원회의 두 남성 회원들이셨습니다! 젠더분과위원회는 여성만 참여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함께해주고 계신 분들입니다. 남성 회원 중 한 분은 다른 성의 입장에서 고민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 담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수용하다>를 선택해 주셨답니다.

▲ 캠프14로 가는 길에 녹음한 소리를 듣는 참여자들 ⓒ 사단법인 아디
각자가 선택한 카드와 함께 스스로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이 끝나고,『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의 저자 중 한 명인 기획자 전솔비님이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위치한 14번 난민캠프로 가는 길에 녹음한 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소리는『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의 p.65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 로힝야 이슈를 설명하는 비바(이승지) 활동가 ⓒ 사단법인 아디
다음으로 로힝야 이슈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도 계실 수 있기에 아디의 방글라데시 현지 프로젝트 매니저인 비바(이승지) 활동가가 간략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현재 약 100만 명의 로힝야 난민이 캠프에 거주하고 있으며, 과거부터 미얀마 정부에 의해 교육, 결혼, 이주 등 다양한 방면에서 차별을 받아왔다고 합니다. 이들은 90년대에도 방글라데시로 이주하였지만, 특히 2017년도에 70만 명이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이동하였고, 지금도 미얀마 내전으로 더 많은 난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7년 제노사이드 이후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측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아디 프로젝트에서의 젠더적 측면에 관하여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로힝야는 무슬림 중에서도 보수적이라 여성에 대한 인도적 지원 현황파악이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아디는 인권기록 과정에서 여성들이 트라우마가 심각하고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풀어내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난민캠프의 여러 지역들 가운데서도 캠프 14에 여성의 트라우마에 관련된 프로젝트가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여 그곳에서 센터를 운영하게 되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 (오른쪽) 샨티카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문화예술기획자 전솔비님의 모습 ⓒ 사단법인 아디
비바 활동가가 작성한『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의 챕터를 살펴보면, 난민캠프의 로힝야 여성들은 크게 두 가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바로 생계와 보호적 환경의 부재인데요, 이에 맞추어 아디가 하는 프로젝트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중 첫 번째가 가정 기반의 비즈니스 프로젝트입니다. 우려와 달리 관리가 잘될 뿐만 아니라, 작년도 참여자의 81퍼센트가 현재까지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주셨는데요! 비바 활동가는 이번 대중서와 젠더분과위원회의 모임을 통해 “로힝야 여성들은 기회와 자원만 있으면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았고, 이 메시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 (오른쪽) 샨티카나에서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문화예술기획자 전솔비님의 모습 ⓒ 사단법인 아디
이어서『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의 또다른 저자이신 전솔비님은 샨티카나를 운영하는 당사자가 로힝야 여성들이라는 점이 독특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마음과 몸은 연결되어 있고, 둘 중 하나의 회복을 기반으로 다른 하나를 회복하고 치유한다는 것이 인상깊으셨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동료 활동가이자 예술인인 오로민경님과 함께 한국에서 여러 교육을 준비해갔는데, 현장에서 로힝야 여성들의 활기참을 보고 생각이 바뀌셨다고 하네요. 현장에서 마주한 로힝야 여성들은 일방적으로 교육을 ‘받을’ 대상이 아닌 ‘함께하는’ 참여자가 되는 방식으로 활동을 변경하셨다고 전해주셨습니다.

▲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참여자들의 모습 ⓒ 사단법인 아디
2회차 모임을 마무리하는 질의응답 시간에는 참여자분들께서 정말 많은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참관을 위해 들어갔던 제가 들었던 질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아디는 이 샨티카나라는 공간에 대한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있나요?”라는 물음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비바 활동가는 “현지의 파트너 단체인 RWWS(RW Welfare Society)도 그리고 한국의 아디도 로힝야 난민캠프가 존재하는 한 우리의 프로젝트를 계속 유지하자는 것에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아디는 현지와 현장 당사자들의 주도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미 수년에 걸친 프로젝트 기간동안 RWWS에 많은 실무와 권한을 이양했다. 그래서 현재도 점진적으로 현지 위주의 운영을 하고 있는데, RWWS가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주셨습니다.

▲ 2회차 젠더분과위원회 모임을 마치며 ⓒ 사단법인 아디
마지막으로 아디의 별빛(공선주) 활동가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비바 활동가와 전솔비님께 ‘로힝야 여성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 마디’를 들어보고 오늘의 모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비바 활동가는 책의 제목대로 “춤추고 싶으면 춰라!”라고 하고 싶다고 하셨고, 전솔비님은 “더 다양한 형태로 이 책의 내용을 로힝야 여성들과 나누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를 통해 저도 로힝야 여성들이 더 자유롭게 살아가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을 알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는 한 권의 도서일 뿐이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분들과 함께 로힝야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또 치유해 나가는 과정들을 들을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로힝야 이슈와 아디의 활동들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렇게 모이는 자리가 만들어져 우리가 느슨히 연결되고, 느슨한 연대의 가운데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샨티!
2024년 7월 19일 금요일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10층에서 2024 KCOC DAK 젠더분과위원회의 2회차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현장 속의 젠더 이야기’라는 주제로 젠더분과위원회에 속한 저희 “아디”의 사업에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아디의 사업을 소개하고,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 내의 젠더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얼마 전 아디에서 발간한 대중서 한 권을 참여자들이 읽고, 저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디의 대중서는『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라는 제목의 도서인데요, 제노사이드 생존자 여성들이 자신을 치유하고 서로를 돌보며 한계 너머로 걸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인도적 지원 활동의 현장에 젠더적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는 프로젝트이기에, 젠더분과위원회의 성격과도 잘 맞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약 2시간에 걸쳐 19명의 회원 분들에게 이 책을 쓰게 된 배경과 로힝야 박해의 역사, 그리고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의 현황을 전달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가운데) 평화 챙김 동사카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별빛(공선주) 활동가 ⓒ 사단법인 아디
모임은 샨티카나(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 중 캠프14에서 운영 중인 다목적여성힐링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아디의 “평화 챙김 동사카드”를 각자 가져가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나누는 모든 이야기를 흡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흡수하다> 카드를 선택하신 분도 있었고, 원래 본인이 하던 일인 물 분야와 함께 젠더 아젠다가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달리다>카드를 선택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바로 젠더분과위원회의 두 남성 회원들이셨습니다! 젠더분과위원회는 여성만 참여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함께해주고 계신 분들입니다. 남성 회원 중 한 분은 다른 성의 입장에서 고민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 담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수용하다>를 선택해 주셨답니다.
▲ 캠프14로 가는 길에 녹음한 소리를 듣는 참여자들 ⓒ 사단법인 아디
각자가 선택한 카드와 함께 스스로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이 끝나고,『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의 저자 중 한 명인 기획자 전솔비님이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위치한 14번 난민캠프로 가는 길에 녹음한 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소리는『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의 p.65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 로힝야 이슈를 설명하는 비바(이승지) 활동가 ⓒ 사단법인 아디
다음으로 로힝야 이슈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도 계실 수 있기에 아디의 방글라데시 현지 프로젝트 매니저인 비바(이승지) 활동가가 간략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현재 약 100만 명의 로힝야 난민이 캠프에 거주하고 있으며, 과거부터 미얀마 정부에 의해 교육, 결혼, 이주 등 다양한 방면에서 차별을 받아왔다고 합니다. 이들은 90년대에도 방글라데시로 이주하였지만, 특히 2017년도에 70만 명이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이동하였고, 지금도 미얀마 내전으로 더 많은 난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7년 제노사이드 이후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측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아디 프로젝트에서의 젠더적 측면에 관하여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로힝야는 무슬림 중에서도 보수적이라 여성에 대한 인도적 지원 현황파악이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아디는 인권기록 과정에서 여성들이 트라우마가 심각하고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풀어내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난민캠프의 여러 지역들 가운데서도 캠프 14에 여성의 트라우마에 관련된 프로젝트가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여 그곳에서 센터를 운영하게 되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 (오른쪽) 샨티카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문화예술기획자 전솔비님의 모습 ⓒ 사단법인 아디
비바 활동가가 작성한『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의 챕터를 살펴보면, 난민캠프의 로힝야 여성들은 크게 두 가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바로 생계와 보호적 환경의 부재인데요, 이에 맞추어 아디가 하는 프로젝트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중 첫 번째가 가정 기반의 비즈니스 프로젝트입니다. 우려와 달리 관리가 잘될 뿐만 아니라, 작년도 참여자의 81퍼센트가 현재까지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주셨는데요! 비바 활동가는 이번 대중서와 젠더분과위원회의 모임을 통해 “로힝야 여성들은 기회와 자원만 있으면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았고, 이 메시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 (오른쪽) 샨티카나에서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문화예술기획자 전솔비님의 모습 ⓒ 사단법인 아디
이어서『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의 또다른 저자이신 전솔비님은 샨티카나를 운영하는 당사자가 로힝야 여성들이라는 점이 독특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마음과 몸은 연결되어 있고, 둘 중 하나의 회복을 기반으로 다른 하나를 회복하고 치유한다는 것이 인상깊으셨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동료 활동가이자 예술인인 오로민경님과 함께 한국에서 여러 교육을 준비해갔는데, 현장에서 로힝야 여성들의 활기참을 보고 생각이 바뀌셨다고 하네요. 현장에서 마주한 로힝야 여성들은 일방적으로 교육을 ‘받을’ 대상이 아닌 ‘함께하는’ 참여자가 되는 방식으로 활동을 변경하셨다고 전해주셨습니다.
▲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참여자들의 모습 ⓒ 사단법인 아디
2회차 모임을 마무리하는 질의응답 시간에는 참여자분들께서 정말 많은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참관을 위해 들어갔던 제가 들었던 질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아디는 이 샨티카나라는 공간에 대한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있나요?”라는 물음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비바 활동가는 “현지의 파트너 단체인 RWWS(RW Welfare Society)도 그리고 한국의 아디도 로힝야 난민캠프가 존재하는 한 우리의 프로젝트를 계속 유지하자는 것에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아디는 현지와 현장 당사자들의 주도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미 수년에 걸친 프로젝트 기간동안 RWWS에 많은 실무와 권한을 이양했다. 그래서 현재도 점진적으로 현지 위주의 운영을 하고 있는데, RWWS가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주셨습니다.
▲ 2회차 젠더분과위원회 모임을 마치며 ⓒ 사단법인 아디
마지막으로 아디의 별빛(공선주) 활동가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비바 활동가와 전솔비님께 ‘로힝야 여성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 마디’를 들어보고 오늘의 모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비바 활동가는 책의 제목대로 “춤추고 싶으면 춰라!”라고 하고 싶다고 하셨고, 전솔비님은 “더 다양한 형태로 이 책의 내용을 로힝야 여성들과 나누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를 통해 저도 로힝야 여성들이 더 자유롭게 살아가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을 알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는 한 권의 도서일 뿐이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분들과 함께 로힝야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또 치유해 나가는 과정들을 들을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로힝야 이슈와 아디의 활동들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렇게 모이는 자리가 만들어져 우리가 느슨히 연결되고, 느슨한 연대의 가운데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샨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