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아디 상근활동가 먼지는 캄보디아 시엠립으로 향했어요.
아디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신 분들이라면 의아하실 텐데요. 아디의 사업지가 아닌 캄보디아에 먼지는 무슨 일로 갔을까요?

CPCS 공식 로고 ©CPCS
바로, 캄보디아의 평화&분쟁 연구센터(Centre for Peace & Conflict Studies, CPCS)에서 개최하는 '동북아시아 평화 리더십 랩'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캄보디아 시엠립에 있는 센터로 동북아시아 평화 활동가들을 초대해, 갈등 전환 및 평화 구축 프로세스를 교육하고, 동아시아 평화 활동 사례를 공유하면서 아시아 평화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답니다. 우기 직전의 뜨거운 태양을 맞으며, 그보다 더 열띠게 평화에 대해 이야기 나눈 빛나는 시간들. 역사의 찰나이면서 아주 중요한 순간이 될 기억들을 소개합니다. ☺
3월 23일 🔸갈등 전환(Conflict Transformation) 교육 및 토론 세션
CPCS의 창립 멤버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소스 플라이 응암(Soth Plai Ngam)의 갈등 전환 개념에 대한 발제로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한 때는 강제 징집된 군인이었고, 국제기구와 NGO를 거친 활동가였으며,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평화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는 응암 박사님은 지역 기반 연구자로서 실제 캄보디아 분쟁 맥락을 바탕으로 갈등 전환 개념을 설명했는데요. 특히 갈등을 단순히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원인과 관계를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발제 이후에는 참여자들이 신뢰 구축, 공동체 역량 강화, 정의로운 변화라는 목표를 각자의 활동 맥락에서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을지 함께 설계해 보는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질문에 답변 중인 응암 박사 ©사단법인 아디
3월 24일-25일 🔸 현지 시민단체 방문 및 교류를 통한 캄보디아 내 현장 기반 평화활동 사례 조사
둘째 날부터 활동가들은 캄보디아 안에서도 지역 기반 평화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인 바탐방(Battambang)으로 이동했습니다. 바탐방에 간 주 목적은 현지 시민단체들을 방문해 그들의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듣고, 보고,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였는데요. 첫 번째로, 크메르 루즈 학살지 중 하나였던 삼롱 크롱(Samrong Krong) 킬링 필드에 지어진 평화 공동체를 위한 청년 센터(Youth for Peace Community Centre)를 방문했습니다. 삼롱 크롱 사원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역사를 YFP 대표의 발제를 통해 배우고, 그가 센터에서 운영하는 기록 사업, 청소년과 아동들을 위한 평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는데요. 흥미로운 것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위한 평화 교육 프로그램과 기록 사업을 연계하여, 청소년들이 직접 킬링 필드 생존자의 증언을 기록하고 편집하는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갈등을 평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공간의 전환 뿐 아니라 앞으로 평화를 말하게 될 새로운 스피커-미래 세대 양성과 갈등에 대한 기록을 접목시켰다는 것이 제게도 큰 영감이 됐답니다.


현재는 역사 기억 장소이자 평화 교육 센터가 된 삼롱 크롱 킬링 필드 ©사단법인 아디
두 번째로 방문한 포럼 제이에프디(forumZFD)는 사람책(Human Library)이라는 이름의 기록 활동가 양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캄보디아의 지역 기반 평화 단체 활동의 중심이 되는 기록 사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forumZFD ©사단법인 아디
한편 바탐방은 현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캄보디아 신진 예술가들을 배출한 도시이기도 한데요. 그에 따라 신선하고 창의적인 감각의 아트 스페이스들도 많이 있기로도 유명하다고 해요. 그중 가장 각광받는 롬칙 파이브 아트 스페이스(Romcheik 5 Art Space & Cafe)를 방문해, 학살과 전쟁의 생존자들, 그리고 후손들이 자신들이 겪은 갈등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하고, 새로운 색채로 그려내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3월 26일 🔸 갈등 전환 응용연구 석사 과정(MA in Applied Conflict Transformation Studies, ACTS MA) 학생들과의 라운드 테이블
3월 26일 오전에는 ACTS MA 학생들과의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했습니다. 미얀마, 홍콩, 중국, 일본, 한국, 캄보디아, 필리핀, 스리랑카, 베트남, 태국... 국적을 포함해 다양한 정체성과 배경을 가진 청년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트라우마, 페미니즘 관점에서의 평화 구축, 스리랑카 내전 사례로 보는 '갈등 전환을 통한 적극적 평화 달성이 필요한 이유' 등의 다양한 주제의 발제가 이어졌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나눴습니다. 여성 리더십, 군사주의와 젠더 구조, 전쟁 이후 생존자 지원 문제 등 평화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청년 활동가들이 생각하는 활동의 한계와 문제점부터 지금 스스로가 평화 활동에 있어서 가장 당면했다고 생각되는 전 지구적 갈등 이슈들까지! 정말 숨가쁜 토론이 이어졌어요.

ACTS MA 라운드테이블 현장 ©사단법인 아디
결국 우리는 각국의 역사적 배경과 갈등 맥락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한 갈등 전환 프로세스가 진정한 평화 구축의 핵심이라는 데에 서로의 동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왕정 체제가 유지되는 국가, 현재 진행 중인 군사 갈등이 있는 국가, 휴전 중인 국가, 소극적 평화만이 유지되는 국가 등. 우리는 모두 다른 곳에서 왔고, 다시 돌아가 그곳에서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계 공통의 노력과 지역적 노력을 함께 이끌어내야 한다는 걸. 그 어렵고 벅차서 외면했던 과제, 한편으로는 그 후의 세상을 생각하면 마구 가슴이 뛰는 대장정의 필요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킬링 필드에 다녀오고, 앙코르 와트를 방문해 그곳에 얽힌 인접국과의 군사 갈등, 원조를 통한 식민지배 정당화 등 그곳에 얽힌 역사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주니어 활동가로서 앞으로 성장할 일만 남은 나의 리더십에 대해 성찰하는 세션도 갖고, 매일 저녁 늦은 시간까지 평화와 갈등에 대한 토론을 마구 이어가던 많은 소중한 경험이 캄보디아에서 이뤄졌습니다. 아디 역시 인권 기록을 바탕으로 지원과 애드보커시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기에, 아디 활동가로서 이번 여정은 기록과 교육 그리고 평화 구축을 연결해서 보는 중요한 시각을 계속해서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3월, 아디 상근활동가 먼지는 캄보디아 시엠립으로 향했어요.
아디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신 분들이라면 의아하실 텐데요. 아디의 사업지가 아닌 캄보디아에 먼지는 무슨 일로 갔을까요?
CPCS 공식 로고 ©CPCS
바로, 캄보디아의 평화&분쟁 연구센터(Centre for Peace & Conflict Studies, CPCS)에서 개최하는 '동북아시아 평화 리더십 랩'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캄보디아 시엠립에 있는 센터로 동북아시아 평화 활동가들을 초대해, 갈등 전환 및 평화 구축 프로세스를 교육하고, 동아시아 평화 활동 사례를 공유하면서 아시아 평화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답니다. 우기 직전의 뜨거운 태양을 맞으며, 그보다 더 열띠게 평화에 대해 이야기 나눈 빛나는 시간들. 역사의 찰나이면서 아주 중요한 순간이 될 기억들을 소개합니다. ☺
3월 23일 🔸갈등 전환(Conflict Transformation) 교육 및 토론 세션
CPCS의 창립 멤버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소스 플라이 응암(Soth Plai Ngam)의 갈등 전환 개념에 대한 발제로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한 때는 강제 징집된 군인이었고, 국제기구와 NGO를 거친 활동가였으며,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평화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는 응암 박사님은 지역 기반 연구자로서 실제 캄보디아 분쟁 맥락을 바탕으로 갈등 전환 개념을 설명했는데요. 특히 갈등을 단순히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원인과 관계를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발제 이후에는 참여자들이 신뢰 구축, 공동체 역량 강화, 정의로운 변화라는 목표를 각자의 활동 맥락에서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을지 함께 설계해 보는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3월 24일-25일 🔸 현지 시민단체 방문 및 교류를 통한 캄보디아 내 현장 기반 평화활동 사례 조사
둘째 날부터 활동가들은 캄보디아 안에서도 지역 기반 평화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인 바탐방(Battambang)으로 이동했습니다. 바탐방에 간 주 목적은 현지 시민단체들을 방문해 그들의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듣고, 보고,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였는데요. 첫 번째로, 크메르 루즈 학살지 중 하나였던 삼롱 크롱(Samrong Krong) 킬링 필드에 지어진 평화 공동체를 위한 청년 센터(Youth for Peace Community Centre)를 방문했습니다. 삼롱 크롱 사원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역사를 YFP 대표의 발제를 통해 배우고, 그가 센터에서 운영하는 기록 사업, 청소년과 아동들을 위한 평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는데요. 흥미로운 것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위한 평화 교육 프로그램과 기록 사업을 연계하여, 청소년들이 직접 킬링 필드 생존자의 증언을 기록하고 편집하는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갈등을 평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공간의 전환 뿐 아니라 앞으로 평화를 말하게 될 새로운 스피커-미래 세대 양성과 갈등에 대한 기록을 접목시켰다는 것이 제게도 큰 영감이 됐답니다.
현재는 역사 기억 장소이자 평화 교육 센터가 된 삼롱 크롱 킬링 필드 ©사단법인 아디
두 번째로 방문한 포럼 제이에프디(forumZFD)는 사람책(Human Library)이라는 이름의 기록 활동가 양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캄보디아의 지역 기반 평화 단체 활동의 중심이 되는 기록 사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편 바탐방은 현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캄보디아 신진 예술가들을 배출한 도시이기도 한데요. 그에 따라 신선하고 창의적인 감각의 아트 스페이스들도 많이 있기로도 유명하다고 해요. 그중 가장 각광받는 롬칙 파이브 아트 스페이스(Romcheik 5 Art Space & Cafe)를 방문해, 학살과 전쟁의 생존자들, 그리고 후손들이 자신들이 겪은 갈등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하고, 새로운 색채로 그려내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3월 26일 🔸 갈등 전환 응용연구 석사 과정(MA in Applied Conflict Transformation Studies, ACTS MA) 학생들과의 라운드 테이블
3월 26일 오전에는 ACTS MA 학생들과의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했습니다. 미얀마, 홍콩, 중국, 일본, 한국, 캄보디아, 필리핀, 스리랑카, 베트남, 태국... 국적을 포함해 다양한 정체성과 배경을 가진 청년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트라우마, 페미니즘 관점에서의 평화 구축, 스리랑카 내전 사례로 보는 '갈등 전환을 통한 적극적 평화 달성이 필요한 이유' 등의 다양한 주제의 발제가 이어졌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나눴습니다. 여성 리더십, 군사주의와 젠더 구조, 전쟁 이후 생존자 지원 문제 등 평화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청년 활동가들이 생각하는 활동의 한계와 문제점부터 지금 스스로가 평화 활동에 있어서 가장 당면했다고 생각되는 전 지구적 갈등 이슈들까지! 정말 숨가쁜 토론이 이어졌어요.
ACTS MA 라운드테이블 현장 ©사단법인 아디
결국 우리는 각국의 역사적 배경과 갈등 맥락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한 갈등 전환 프로세스가 진정한 평화 구축의 핵심이라는 데에 서로의 동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왕정 체제가 유지되는 국가, 현재 진행 중인 군사 갈등이 있는 국가, 휴전 중인 국가, 소극적 평화만이 유지되는 국가 등. 우리는 모두 다른 곳에서 왔고, 다시 돌아가 그곳에서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계 공통의 노력과 지역적 노력을 함께 이끌어내야 한다는 걸. 그 어렵고 벅차서 외면했던 과제, 한편으로는 그 후의 세상을 생각하면 마구 가슴이 뛰는 대장정의 필요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킬링 필드에 다녀오고, 앙코르 와트를 방문해 그곳에 얽힌 인접국과의 군사 갈등, 원조를 통한 식민지배 정당화 등 그곳에 얽힌 역사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주니어 활동가로서 앞으로 성장할 일만 남은 나의 리더십에 대해 성찰하는 세션도 갖고, 매일 저녁 늦은 시간까지 평화와 갈등에 대한 토론을 마구 이어가던 많은 소중한 경험이 캄보디아에서 이뤄졌습니다. 아디 역시 인권 기록을 바탕으로 지원과 애드보커시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기에, 아디 활동가로서 이번 여정은 기록과 교육 그리고 평화 구축을 연결해서 보는 중요한 시각을 계속해서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