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디 인턴으로 두 달간 상경하여 지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좋은 기억'이 남겨져야 할 텐데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걱정이 무색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을 보는 시선, 상황에서도 사람에게서도 하루는 좋은 것을 추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아디에서의 짧았던 두 달의 시간, 하루가 보고 느낀 것을 공유합니다.
#음악 #농담곰 #기록하기
3가지 키워드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노래를 좋아해요. 인디 음악을 특히 좋아하는데, 시간 나면 항상 멜론에 들어가 음악을 찾아 들어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좋아요’ 100개도 안 되는 노래들, 그런 노래들을 찾아서 듣는데, 그러다 취향인 앨범을 발견하면 그걸 전곡 재생해서 한동안 내내 들어요. 아버지가 음악을 하시는 분이었거든요. 아마도 가족력이 있는 게 아닐까. (웃음) 노래를 하는 것도 좋아해서 학교 합창단도 하고 있어요. 합창단이라고 하면 어린이, 중장년층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젊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합창단도 있거든요. 잘 못 보는 만큼 특별하고 매력적인 것 같아요.
오! 어떤 성부를 맡고 계신가요?
알토를 맡고 있어요. 합창단으로 대회도 나가고, 공연도 하고 지내요!
말씀하실 때도 목소리가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하루 님 노래도 들어보고 싶네요.
두 번째는 ‘농담곰’ 캐릭터인데요. 원래 일본 캐릭터예요. 일본 이름으로 ‘스스로에게 츳코미하는 곰’(自分ツッコミくま)인데, 직역하면 ‘스스로에게 딴지를 거는 곰’이라는 뜻이에요. 이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서 하나씩 챙겨 다녀요. (하루는 농담곰이 그려진 마우스 패드를 들고 다닌다.) 생긴 것도 귀엽잖아요. 그런데, 이 농담곰이 그리기가 진짜 어려워요. 미간의 거리, 미간과 인중 사이의 거리가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완전히 다른 곰이 되거든요. 쉬워 보이는데 쉽지 않다는 거니까, 그게 매력적이더라고요. 사실 하찮아 보이는 것들은 다 귀여워합니다. 요새는 ‘키노피오’라는 캐릭터에 빠져있어요.
키노피오가 뭐죠? 피노키오는 알아도 키노피오는…
제가 보여드릴게요. 입꼬리 보세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웃음)

▲ 인터뷰 중 하루가 보여준 캐릭터 '키노피오' ⓒ사단법인 아디
마지막으로 ‘기록하기’예요. 네이버 블로그를 하는데, 특별한 일이 있으면 블로그를 꼭 써요, 비공개로라도요. 남겨놓으면 나중에 꺼내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기록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일기도 매일 쓰고요. 남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걸 개인적인 장점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최근 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출퇴근하고 있다 보니 인턴 일에 대해 많이 쓰는 것 같아요. 또 인턴 기간인 두 달 동안 서울살이를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싶어서 갈 수 있는 곳은 최대한 가고 있는데, 그런 이야기도 써요.
#사회복지 #개발협력 #난민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자율전공학부로 대학을 입학했어요. 1학년 때는 듣고 싶은 과목이 무엇이든 듣다가 2학년 때 본인에게 맞는 전공을 정할 수 있어요. 고민이 많았는데 남을 돕는 일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무작정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했죠. 그때 봉사활동도 하고 있었거든요.
사회복지학을 전공으로 시작하면서, 큰 NGO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거기에 가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찾아보다가 ODA자격증을 따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게 국제개발협력 자격증이더라고요. 그땐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죠. 필요하다니까. 합격을 위하여! (웃음) 하다 보니 재밌더라고요. 또 ‘내가 하고 싶은 게 이거였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이 분야에서 쭉 활동을 해오고 있어요. 해외 봉사도 가고, 개발협력 강의도 신청해서 듣고요. 그러다 내가 아는 게 다가 아닐 수 있으니 인턴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씨티-경희 NGO 인턴이었고, 기관 매칭도 맞게 된 거죠.
지망 순위에 따라 기관 매칭이 달라진다고 들었어요. 하루의 지망 순위는 무엇이었어요?
1지망은 개발협력이었고, 2지망은 평화였어요. 딱 ‘아디’였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작년 1월에 해외 봉사도 다녀오신 걸로 알고 있어요. 현장을 경험하고 나면 더 큰 동력이 생기잖아요. 어떠셨어요?
작년 1월에 인도네시아로 해외 봉사를 다녀왔어요. 가서 했던 건, 첫 번째로 환경 교육이었고, 두 번째로 문화교류 활동이었어요. 공연도 직접 했어요, 태권도 공연요! (웃음) 벽화 그리기도 하고요. 그때도 홍보팀이어서 카드뉴스 만들고, 블로그에 글 쓰고, 정말 바빴던 기억이 나요. 일정이 컴팩트했던 만큼 힘들긴 했는데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도 재밌고 뜻깊었어요. 그런 경험을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도 있으세요?
교실이 정말 너무 더웠는데 선풍기가 한 대밖에 없는 거예요. 여자 친구들은 히잡까지 써서 더 더웠을 텐데, 아이들이 너무 해맑았던 게 기억이 나요. 정말 너무 더웠는데,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디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커뮤니케이션팀 인턴으로 2개월간 근무 중인데요. 첫 번째로는 2023 연례보고서 제작을 맡았어요. 아무래도 제가 지난 한 해 동안 없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사업 진행 과정이라거나 성과 등을 잘 몰랐는데, 활동가분들의 도움으로 차곡차곡 제작해 가고 있어요. 두 번째는 온라인 팝업 스토어인 <아디 수우퍼>를 기획, 진행한 일인데요. 작년 여름, 실습 기간동안 모금 캠페인을 가상으로 기획하고 평가받은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진행해 볼 수 있어 기뻤어요. 세 번째는 작게 작게 하는 잡일들이었는데, SNS 카드뉴스를 만든다거나 보고서를 번역한다거나, SNS 통계를 정리한다거나 우체국에 다녀온다거나, 다양한 행정, 사무보조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 하루가 제작한 <아디 수우퍼> 메인 포스터
두 달간 많은 일을 하셨는데요! 아디에서 일을 하며 관심을 두게 된 이슈도 있으실까요?
네팔 망명 티베트 난민 인권 실태 보고서를 번역하는 일도 하였는데, 보고서를 번역하며 티베트 난민들이 억압받고 있는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번역을 해야하는 업무이다 보니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가 보면서 번역을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그 이슈를 더 잘 이해하게 된 느낌이에요. 원래는 난민이라는 키워드도 잘 알지 못했고, 난민 이슈라고 하면 보통 새로운 곳에 정착하면서 생기는 어려움일 거라고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보고서를 통해 티베트 난민들이 난민으로서의 정당한 지위도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권, 자유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당한 채 살아간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더 많은 관심도 생겼고요. 이렇게 잘 알지 못하는 이슈나 사건들이 더 많을 텐데, 그런 것들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찾아봐야겠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 망설이면서도 결국 하고 싶은 일
하루가 생각하는 평화란 무엇일지 궁금해요.
평화는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 다르고, 추상적이려면 끝없이 추상적인 것 같은데요. 저희는 아무렇지 않게 내일을 상상할 수 있잖아요. 아무렇지 않게 출근하고 점심 먹고 퇴근하고 집에서 쉬고. 평화가 없으면 내일을 상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평화는 내일을 상상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아닐까 합니다.
곧 짧았던 인턴의 시간이 마무리되잖아요. 아디에서의 시간을 어떤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주 긴 책을 읽는 것과 같았어요. 책을 읽다 보면 다양한 걸 알게 되고 배우게 되잖아요. 결말을 상상하기도 하고요. 아디에서 크게 대단한 걸 한 건 아니지만, 잔잔한 일상에서 크고 작은 것들을 배우기도 하고 여러 이슈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던 관점으로 생각해 보게도 됐어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처럼 시원섭섭할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곧 학기도 시작되고 학교로 복귀하시잖아요. 앞으로의 하루의 미래도 궁금해요.
올해도 작년과 똑같이 학교 다니며 수업 들을 것 같은데요. 작년과 다른 점이라면 이번 학기부터 빅데이터를 복수 전공으로 하게 되었거든요. 지금껏 복지 분야 수업만 들어왔던 터라 새로운 수업을 잘 들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하는데,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일단 해보자!’의 마음으로 저질렀습니다. 사실 빅데이터 분야가 복지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많이 쓰인대요. 잘할 수 있을지 두려운 마음을 안고 1학기를 시작할 것 같습니다.
아디는 어떤 분들이 함께하면 좋은 곳 같으세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도 아디에 처음 왔을 때 낯설다는 느낌보다 친숙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관계적으로 어려워하는 분이더라도 다양한 커뮤니티, 네트워크,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어떤 분들이 와도 상관없는 곳 같아요!
오! 엄청난 칭찬 아닌가요? (웃음)
개발협력, 평화, 인권에 관심 있다면 누구나! (웃음) 오셔도 상관없는 곳 같습니다. 현지 필더들을 위한 사업들도 진정성 있는 사업 같아서, 그런 사업에 관여해 보고 싶으신 분들도 오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이 말을 안 하고는 인터뷰를 끝낼 수 없다!’ 싶은 마지막 멘트가 있다면 전해주세요. (웃음)
이렇게 NGO 인턴을 하며, 이 분야에 대한 확신을 얻어가고 싶었어요. ‘해야겠다’, ‘못하겠다’ 둘 중 하나의 답만 얻어가고 싶었는데 그 답을 얻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다만 딱 하나 깨달았던 게 있다면, ‘이 일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거였어요. 지금은 그 일을 ‘내가 하느냐’, ‘능력 좋은 다른 분들이 하느냐’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사실 하고 싶긴 해요. 이런 일을 나서서 하는 NPO, NGO에 대한 경외심도 일고요. 쉽게 할 수 없는 일들이니까요.

▲ 아디가 위치한 헤이그라운드 10층 게임기에서 승기를 잡고 있는 하루의 캐릭터 ⓒ사단법인 아디

▲ 사진으로 눈을 기록하고 있는 하루 ⓒ사단법인 아디
아디 인턴으로 두 달간 상경하여 지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좋은 기억'이 남겨져야 할 텐데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걱정이 무색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을 보는 시선, 상황에서도 사람에게서도 하루는 좋은 것을 추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아디에서의 짧았던 두 달의 시간, 하루가 보고 느낀 것을 공유합니다.
#음악 #농담곰 #기록하기
3가지 키워드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노래를 좋아해요. 인디 음악을 특히 좋아하는데, 시간 나면 항상 멜론에 들어가 음악을 찾아 들어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좋아요’ 100개도 안 되는 노래들, 그런 노래들을 찾아서 듣는데, 그러다 취향인 앨범을 발견하면 그걸 전곡 재생해서 한동안 내내 들어요. 아버지가 음악을 하시는 분이었거든요. 아마도 가족력이 있는 게 아닐까. (웃음) 노래를 하는 것도 좋아해서 학교 합창단도 하고 있어요. 합창단이라고 하면 어린이, 중장년층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젊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합창단도 있거든요. 잘 못 보는 만큼 특별하고 매력적인 것 같아요.
오! 어떤 성부를 맡고 계신가요?
알토를 맡고 있어요. 합창단으로 대회도 나가고, 공연도 하고 지내요!
말씀하실 때도 목소리가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하루 님 노래도 들어보고 싶네요.
두 번째는 ‘농담곰’ 캐릭터인데요. 원래 일본 캐릭터예요. 일본 이름으로 ‘스스로에게 츳코미하는 곰’(自分ツッコミくま)인데, 직역하면 ‘스스로에게 딴지를 거는 곰’이라는 뜻이에요. 이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서 하나씩 챙겨 다녀요. (하루는 농담곰이 그려진 마우스 패드를 들고 다닌다.) 생긴 것도 귀엽잖아요. 그런데, 이 농담곰이 그리기가 진짜 어려워요. 미간의 거리, 미간과 인중 사이의 거리가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완전히 다른 곰이 되거든요. 쉬워 보이는데 쉽지 않다는 거니까, 그게 매력적이더라고요. 사실 하찮아 보이는 것들은 다 귀여워합니다. 요새는 ‘키노피오’라는 캐릭터에 빠져있어요.
키노피오가 뭐죠? 피노키오는 알아도 키노피오는…
제가 보여드릴게요. 입꼬리 보세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웃음)
▲ 인터뷰 중 하루가 보여준 캐릭터 '키노피오' ⓒ사단법인 아디
마지막으로 ‘기록하기’예요. 네이버 블로그를 하는데, 특별한 일이 있으면 블로그를 꼭 써요, 비공개로라도요. 남겨놓으면 나중에 꺼내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기록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일기도 매일 쓰고요. 남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걸 개인적인 장점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최근 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출퇴근하고 있다 보니 인턴 일에 대해 많이 쓰는 것 같아요. 또 인턴 기간인 두 달 동안 서울살이를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싶어서 갈 수 있는 곳은 최대한 가고 있는데, 그런 이야기도 써요.
#사회복지 #개발협력 #난민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자율전공학부로 대학을 입학했어요. 1학년 때는 듣고 싶은 과목이 무엇이든 듣다가 2학년 때 본인에게 맞는 전공을 정할 수 있어요. 고민이 많았는데 남을 돕는 일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무작정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했죠. 그때 봉사활동도 하고 있었거든요.
사회복지학을 전공으로 시작하면서, 큰 NGO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거기에 가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찾아보다가 ODA자격증을 따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게 국제개발협력 자격증이더라고요. 그땐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죠. 필요하다니까. 합격을 위하여! (웃음) 하다 보니 재밌더라고요. 또 ‘내가 하고 싶은 게 이거였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이 분야에서 쭉 활동을 해오고 있어요. 해외 봉사도 가고, 개발협력 강의도 신청해서 듣고요. 그러다 내가 아는 게 다가 아닐 수 있으니 인턴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씨티-경희 NGO 인턴이었고, 기관 매칭도 맞게 된 거죠.
지망 순위에 따라 기관 매칭이 달라진다고 들었어요. 하루의 지망 순위는 무엇이었어요?
1지망은 개발협력이었고, 2지망은 평화였어요. 딱 ‘아디’였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작년 1월에 해외 봉사도 다녀오신 걸로 알고 있어요. 현장을 경험하고 나면 더 큰 동력이 생기잖아요. 어떠셨어요?
작년 1월에 인도네시아로 해외 봉사를 다녀왔어요. 가서 했던 건, 첫 번째로 환경 교육이었고, 두 번째로 문화교류 활동이었어요. 공연도 직접 했어요, 태권도 공연요! (웃음) 벽화 그리기도 하고요. 그때도 홍보팀이어서 카드뉴스 만들고, 블로그에 글 쓰고, 정말 바빴던 기억이 나요. 일정이 컴팩트했던 만큼 힘들긴 했는데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도 재밌고 뜻깊었어요. 그런 경험을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도 있으세요?
교실이 정말 너무 더웠는데 선풍기가 한 대밖에 없는 거예요. 여자 친구들은 히잡까지 써서 더 더웠을 텐데, 아이들이 너무 해맑았던 게 기억이 나요. 정말 너무 더웠는데,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디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커뮤니케이션팀 인턴으로 2개월간 근무 중인데요. 첫 번째로는 2023 연례보고서 제작을 맡았어요. 아무래도 제가 지난 한 해 동안 없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사업 진행 과정이라거나 성과 등을 잘 몰랐는데, 활동가분들의 도움으로 차곡차곡 제작해 가고 있어요. 두 번째는 온라인 팝업 스토어인 <아디 수우퍼>를 기획, 진행한 일인데요. 작년 여름, 실습 기간동안 모금 캠페인을 가상으로 기획하고 평가받은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진행해 볼 수 있어 기뻤어요. 세 번째는 작게 작게 하는 잡일들이었는데, SNS 카드뉴스를 만든다거나 보고서를 번역한다거나, SNS 통계를 정리한다거나 우체국에 다녀온다거나, 다양한 행정, 사무보조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 하루가 제작한 <아디 수우퍼> 메인 포스터
두 달간 많은 일을 하셨는데요! 아디에서 일을 하며 관심을 두게 된 이슈도 있으실까요?
네팔 망명 티베트 난민 인권 실태 보고서를 번역하는 일도 하였는데, 보고서를 번역하며 티베트 난민들이 억압받고 있는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번역을 해야하는 업무이다 보니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가 보면서 번역을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그 이슈를 더 잘 이해하게 된 느낌이에요. 원래는 난민이라는 키워드도 잘 알지 못했고, 난민 이슈라고 하면 보통 새로운 곳에 정착하면서 생기는 어려움일 거라고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보고서를 통해 티베트 난민들이 난민으로서의 정당한 지위도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권, 자유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당한 채 살아간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더 많은 관심도 생겼고요. 이렇게 잘 알지 못하는 이슈나 사건들이 더 많을 텐데, 그런 것들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찾아봐야겠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 망설이면서도 결국 하고 싶은 일
하루가 생각하는 평화란 무엇일지 궁금해요.
평화는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 다르고, 추상적이려면 끝없이 추상적인 것 같은데요. 저희는 아무렇지 않게 내일을 상상할 수 있잖아요. 아무렇지 않게 출근하고 점심 먹고 퇴근하고 집에서 쉬고. 평화가 없으면 내일을 상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평화는 내일을 상상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아닐까 합니다.
곧 짧았던 인턴의 시간이 마무리되잖아요. 아디에서의 시간을 어떤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주 긴 책을 읽는 것과 같았어요. 책을 읽다 보면 다양한 걸 알게 되고 배우게 되잖아요. 결말을 상상하기도 하고요. 아디에서 크게 대단한 걸 한 건 아니지만, 잔잔한 일상에서 크고 작은 것들을 배우기도 하고 여러 이슈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던 관점으로 생각해 보게도 됐어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처럼 시원섭섭할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곧 학기도 시작되고 학교로 복귀하시잖아요. 앞으로의 하루의 미래도 궁금해요.
올해도 작년과 똑같이 학교 다니며 수업 들을 것 같은데요. 작년과 다른 점이라면 이번 학기부터 빅데이터를 복수 전공으로 하게 되었거든요. 지금껏 복지 분야 수업만 들어왔던 터라 새로운 수업을 잘 들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하는데,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일단 해보자!’의 마음으로 저질렀습니다. 사실 빅데이터 분야가 복지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많이 쓰인대요. 잘할 수 있을지 두려운 마음을 안고 1학기를 시작할 것 같습니다.
아디는 어떤 분들이 함께하면 좋은 곳 같으세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도 아디에 처음 왔을 때 낯설다는 느낌보다 친숙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관계적으로 어려워하는 분이더라도 다양한 커뮤니티, 네트워크,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어떤 분들이 와도 상관없는 곳 같아요!
오! 엄청난 칭찬 아닌가요? (웃음)
개발협력, 평화, 인권에 관심 있다면 누구나! (웃음) 오셔도 상관없는 곳 같습니다. 현지 필더들을 위한 사업들도 진정성 있는 사업 같아서, 그런 사업에 관여해 보고 싶으신 분들도 오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이 말을 안 하고는 인터뷰를 끝낼 수 없다!’ 싶은 마지막 멘트가 있다면 전해주세요. (웃음)
이렇게 NGO 인턴을 하며, 이 분야에 대한 확신을 얻어가고 싶었어요. ‘해야겠다’, ‘못하겠다’ 둘 중 하나의 답만 얻어가고 싶었는데 그 답을 얻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다만 딱 하나 깨달았던 게 있다면, ‘이 일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거였어요. 지금은 그 일을 ‘내가 하느냐’, ‘능력 좋은 다른 분들이 하느냐’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사실 하고 싶긴 해요. 이런 일을 나서서 하는 NPO, NGO에 대한 경외심도 일고요. 쉽게 할 수 없는 일들이니까요.
▲ 아디가 위치한 헤이그라운드 10층 게임기에서 승기를 잡고 있는 하루의 캐릭터 ⓒ사단법인 아디
▲ 사진으로 눈을 기록하고 있는 하루 ⓒ사단법인 아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