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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인턴 소개] 사나(전예원)를 소개합니다.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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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부드럽고 순하게 보이지만 속은 곧고 굳세다는 의미이죠. 아디에서 이 사자성어에 가장 부합하는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인터뷰어인 저는 주저 없이 사나를 선택할 것입니다.

스스로 중심을 잡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엔 지나치게 많은 정보 속에서 헤엄치게 되는 요즘, 저는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묵묵히 준비하고 뚝심 있게 나아가는 사나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밝은 웃음에 가려질 수 없는 단단한 마음의 소유자, 2023년 하반기 KOICA YP 사나를 소개합니다!


# 완벽주의, 게으름, 여유

세 가지 키워드로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첫 번째는 완벽주의예요. 저는 뭐든지 엄청 꼼꼼해야 하고, 문서가 있다면 글자 하나도 틀리지 않게 신경 쓰는 편이거든요. 어떤 것이든 최선을 다해서 완벽한 상태로 만들어 보려고 하죠. 그래서 취업을 준비하거나,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 제 기준에서 모든 사전 준비를 마쳐야 진입할 수 있더라고요. 저는 무엇인가를 시작하려면 하나에 집중해서 끊임없이 찾아보고, 사전에 세팅을 잘해두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이랍니다.

두 번째는 게으름인데요, 첫 번째 키워드였던 완벽주의에서 비롯된 것 같기도 해요. 완벽주의 때문에 오히려 하기가 싫어지고, 미루게 되면서 게을러지는 루틴이죠. 그래서 벼락치기도 하게 되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기도 해요. ‘게으른 완벽주의’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그 말이 적당한 것 같아요.

세 번째는 여유예요. 사실 저는 완벽주의에 갇혀서 살다가, 지금은 취업이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된 느낌이 들어요. 아직 확실하게 진로를 정했다거나 이루어 놓은 성과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해도 나의 페이스에 맞추어서 차근히 해 나가면 최종적으로는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저의 바쁜 하루하루는 여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인생 전체를 크게 놓고 보면 예전보다 더 편안하고 여유로워진 기분이에요.


키워드와 이야기를 쭉 듣다 보니,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진 것 같아요. 일을 할 때도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요, 어떻게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어떤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중학생 때부터 유니세프에 가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온라인에서 여아들의 조혼이나 여성 할례와 같은 것들을 접하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고,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그래서 특히 아동과 여성의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고요.

사실 국제기구라는 타이틀이 멋져 보이는 것도 어렸을 적 이 분야를 꿈꾸게 하는 동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했는데, 아랍어가 UN 공용어인 만큼 전공마저도 저를 이 길로 인도한다는 느낌도 있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석사 학위 이상을 요구하는 높은 장벽과 수많은 준비의 과정이 필요한 탓에 한동안은 마음을 접기도 했어요. 하고 싶은 생각은 늘 있었지만, 나의 능력으로는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는 생각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고민과 생각 속에서 계속해서 이 일을 하게 만들었던 구체적인 사건이 있나요?

제가 국제개발협력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동문이신 아랍어과의 대선배가 해주신 강연 덕분이었어요. 그분은 KOICA의 이사이신데, 경력사다리를 소개해 주셨죠. 그걸 들으면서 경력사다리에 맞춰가다 보면 제가 원했던 목표에 도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그것이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도전은 해봐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다른 분야로 가게 되더라도 몇 년은 인턴이나 실무를 통해 해외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니까요.

그렇게 도전의 결심이 선 후에 저는 국내에서 YP를 선발하는 500개 기관의 홈페이지를 모두 다 방문해 보았어요. 그 안에서도 다양한 직무와 분야가 있으니 신중히 살펴보았고,  중동지역을 중점으로 해서 관심이 있었던 여성, 아동, 교육에 초점을 둔 곳들을 찾았죠.

YP에 지원하기 전에 KOICA 인턴도 도전했었는데, 그때 면접을 위해 팔레스타인의 여성인권, 아동 교육, 식수위생 문제 등의 이슈들을 잘 정리해 둔 것이 아디 면접에서도 도움이 되었어요. 면접을 오기 전까지 아디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는데, 와서 보니 면접장의 분위기도 편안했고 무엇보다 함께 일할 동료들이 좋아 보였어요.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어도 결국은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니 회사의 분위기가 중요하니까요.


500개나 되는 기관들의 공고를 일일이 다 찾아볼 만큼 사나는 스스로가 정한 목표에 대해 능동적으로 방법을 찾아가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런 사나를 움직이게 하는 생각이나 가치, 신념이 있을까요?

이 분야의 일을 시작한 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안 하면 안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일 자체를 너무 하고 싶다기보다는, 현지 상황들을 더 깊이 알게 되니까 한 사람이 더 보태져서 특별하게 바뀌는 것은 없어도 ‘내가 안 하면 아무도 안 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속하게 되는 거죠. 특히 아디에서 다루는 아시아 분쟁 지역에 관한 이슈들은 관심을 가지는 기관이 많이 없어요. 그런 지점에서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이 일에 대한 사명감이 생기죠.

또 제게 주어진 상황이나 환경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지구촌 사회에 대한 연대의식과 세계시민으로서의 책임감도 함께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의 현실은 대부분 한 개인의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으니 당연히 도와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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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나가 촬영한 베들레헴 분리장벽의 모습


# 사람, 그리고 공감

책임감과 연대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아디에서 사나가 맡은 업무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수 없네요! 짧게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아디에서 팔레스타인과 미얀마의 사업 운영을 담당하고 있어요. 팔레스타인의 경우, YP로 출근한 첫 주부터 외부공모사업에 제출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야근을 했었죠. 다행히 사업이 선정되어서 성과가 생겼고, 일은 많아졌지만 뿌듯함은 느껴요. 또 10월 7일에 팔레스타인으로 출장을 갔었는데요, 나블루스 현지에서 여성지원센터, 트라우마 힐링센터를 방문해 그곳의 활동가들을 만나기도 했어요. 또 현지의 여러 지역을 방문하면서 각 지역의 점령 피해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한 것 같아요(사나의 팔레스타인 여행기는 아디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아디의 팔레스타인 연구팀 업무도 하고 있는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이 발생한 이후로는 긴급모금 지원, 집회 참여 등 새로운 일들이 많아지기도 했어요.

미얀마의 경우, 평화도서관 운영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삼성꿈장학재단의 사업에 대한 실행계획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는 것과 같은 일들을 맡았어요. 물론 사업팀에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과 미얀마 모두 기본적으로 예산 점검, 운영 상황 점검, 현지 회의, 중간보고서 및 결산보고서 작성 등을 하고 있고요. 


아디에서 벌써 5개월 정도를 지냈는데요, 그동안 더 관심을 갖게 된 이슈가 있나요?

팔레스타인에 대한 부분이요. 점령 폭력의 종류나 역사, 실제 피해에 관해서도 자세히 알게 되었고, 출장 중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이제는 팔레스타인의 일을 정말 ‘나의 일’처럼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직접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니 그들의 입장에 공감하고, 감정이 이입되면서 눈물이 나는 순간도 있어요. 물론 사업을 감정적으로 이끌어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그 지역과 그곳의 사람들에게 애정이 생기고 아픔을 직접 목격하면서 울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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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나가 촬영한 아이다 난민캠프 내 벽화의 모습


# 선택과 자유를 통한 평화

이제 분위기를 조금 바꾸어서 사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앞으로의 계획과 10년 뒤의 삶은 어떨까요?

우선 YP 근무를 끝내고 다음 학기에 바로 복학할 예정이에요. YP가 끝나갈 무렵인 1~2월 중에는 해외 YP에 지원해서 8~9월에는 파견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해외 YP로 파견되기 어렵다면 다음 스텝으로 공인 어학 성적을 높이고, 스피킹 자격증을 취득해서 다른 돌파구를 찾아갈 거고요.

10년 뒤도 머지않은 것 같은데요, 이왕이면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정규직으로 일하면 좋겠어요. 아니라면 어떤 분야의 무슨 직무를 담당하더라도 안정적인 커리어의 궤도 위에 제가 서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또, NGO에서 근무하는 것도 좋지만 국제기구 혹은 KOICA와 같은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전에 아랍어의 특기를 살려서 사기업이나 KOTRA 같은 곳에서 경험을 쌓을 수도 있겠죠?


제가 그동안 봐왔던 사나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그리고 신중한 사람이었어요. 저와 비슷하게 현실을 살아가는 타입이라고 느낀 거죠(웃음). 그런 사나에게 행복과 평화는 어떤 것인가요?

저에게 있어 일상의 행복은 ‘소확행’이예요.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행복한 포인트가 있으면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더라고요. 퇴근 후에 혼자 침대에서 누워서 유튜브를 시청하거나 게임을 하는 것도 좋고, 가끔은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나서 맛있는 것을 먹어도 좋아요! 또 운이 좋게 조금 일찍 퇴근하는 날이 있다면 그것도 행복할 거고요. 저의 소확행처럼, 분쟁 지역 현장에서도 기본적인 일상이 보장되어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음으로 평화는 미시적이고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심각한 고민과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상태인 거 같아요. 일상을 긍정적으로 살 수 있게요. 또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자유가 있는 상태가 평화의 기본이 되지 않나 싶어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외부의 억압에 의해 제한된 삶의 테두리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전부는 아닌 그런 날이 오면 조금이라도 평화로워질 것 같아요.

 

※ 인터뷰 진행 & 원고 작성: 커뮤니케이션팀 록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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