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기] 메이크틸라 평화도서관의 여름 (上)

2025-05-23

▲ 평화 캠프 졸업식날, 아디 활동가들과 사서들 ⓒ사단법인 아디

  • 여름(이인서 활동가)의 출장기는 총 두편으로 구성되며 본편은 상(上)편입니다. 
  • 본 편은 열흘 간 출장 중 5월 13일부터 5월 16일까지 메이크틸라 평화도서관 출장을 다루고 있습니다.
  • (下)편은 <따웅지의 여름>으로 이어집니다.




5월 13일 출장 3일차


도서관 전경과 PM 띠하(Thiha)가 직접 만들었던 미얀마 국수(모힝가) ⓒ사단법인 아디


출장 1일, 2일차는 모두 이동에만 시간을 썼다. 7시간의 비행과 8시간 동안 고속버스 이동 후에야 메이크틸라에 도착했다. 

그렇게 13일 오전, 출장 3일차만에 평화 도서관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들어선 공간임에도 왠지 낯설지 않았다. 현지 활동가들과도 전에 직접 만나보기라도 한듯이 인사를 나눴다. 항상 줌으로만, 메신저로만 만나던 활동가들을 직접 만나니 조금 들뜨기도 했다. 이 공간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 현지 활동가들의 환대 덕분이였던 거 같다.

그리고 현지 PM 띠하(Thiha)가 준비해준 아침을 먹고 먼지(아디 활동가)와 함께 만달레이로 환전을 하러 떠났다.


메이크틸라 내부 지진 피해 현장 ⓒ사단법인 아디


만달레이는 지난 3월 28일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지역이다. 그래서 환전 후 지진 피해 현황도 같이 살펴볼 수 있었다. 도심 곳곳에 여전히 지진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붕괴된 건물의 잔해들과 터전을 잃고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 먼지(아디 활동가)와 나는 묵묵히 사진과 영상으로 현장을 기록했다. 


붕괴된 사가잉 다리 ⓒ사단법인 아디


띠하(Thiha)는 우리에게 만달레이와 사가잉을 잇던 다리를 보여주기 위해 사가잉으로 향했다. 무너져 내린 다리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모습이었다. 사가잉은 시민방위군(PDF)의 거점이 있는 지역이라 도시로 들어서기 전까지 군부의 검문소 네 곳을 지나야 했다. 붕괴된 다리 옆, 또 다른 종류의 긴장감이 도로 위를 드리우고 있었다.  이 땅의 사람들이 어떤 삶을 견디고 있을지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지진 피해 가구 모금 전달 현장 ⓒ사단법인 아디


환전을 마친 후 늦은 오후,  평화 교육 프로그램 이수 학생 중 지진 피해를 입은 두 가구의 학생에게 부산외대에서 모금한 기부금을 전달했다. 




5월 14일 출장 4일차


평화 캠프 수업 현장과 아이들 ⓒ사단법인 아디


4일차 때는 평화캠프 레벨1 수업 모습을 참관할 수 있었다. 현지 PO인 꼰녜인(Nyein)이 진행하는 수업을 지켜보며 아이들의 표정을 살폈다. 

학생들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조심스레 양해를 구하고, 가까이 다가갔다. 



좌측 PM 띠하(Thiha), 우측 현지 활동가 윈와(Win wah)  ⓒ사단법인 아디


레서(아디 활동가)와 함께 그동안의 회계 증빙을 함께 검토하고, 지결 작성법을 안내했다. 윈와(Win wah)와 늘상 메신저로만 소통했는데 회계 검토를 대면으로 함께 하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앞으로 회계 증빙에 대해 얘기할 때 좀 더 오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했다.




5월 15일 출장 5일차


졸업식 행사 준비 중인 현지 활동가들  ⓒ사단법인 아디


5일차는 중요한 행사가 있던 날이었다. 평화캠프 참가자 학생들의 졸업식이 준비되어 있었고, 현지 활동가들은 이른 오전부터 분주하게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두 미얀마 전통 의상인 롱지를 입고 아이들과 학부모, 운영위원회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좌측 평화캠프 졸업생들. 우측 사진을 관람하는 학부모  ⓒ사단법인 아디


도서관 평화 교육 프로그램을 끝까지 마친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전했다. 현지 활동가들은 도서관 바깥에 학생들의 활동 사진을 전시해두었고, 학부모들은 그 사진들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둘러보고 있었다. 이곳은 분명, 이들의 도서관이었다.


좌측 현지 PM,PO와 함께 서류에 직인을 찍고 있는 운영위원회 대표. 우측 아디 활동가 및 현지 활동가, 운영위원회의 단체 사진  ⓒ사단법인 아디 


이후엔 운영위원회와 함께 두시간 가량 미팅을 진행했다. 큰 문제 없이 중요한 결과까지 도출해낸 미팅이였다. 

주요한 행사를 모두 마무리 한 후 우리는 함께 사진을 찍고, 저녁을 먹으며 회포를 풀었다.


자이 야르(Zay Yar Lint Thet)가 촬영해준 떡볶이 조리 현장   ⓒ사단법인 아디



출장 전, 한국에서 현지와의 마지막 온라인 회의 중 “특별히 원하는 게 있냐”는 내 질문에 윈와(Win Wah)는 웃으며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떡볶이 재료를 챙겨들고 비행기에 올랐고, 이 날 다 함께 저녁으로 즐길 수 있었다.



5월 16일 출장 6일차


좌측 자이 야르(Zay Yar Lint Thet)의 어머니가 준비해준 도시락. 우측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과 인터뷰 현장   ⓒ사단법인 아디

 

메이크틸라에서의 마지막 날, 오전부터 사서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다 점심을 함께 먹었다. 

자이 야르(Zay Yar Lint Thet)의 어머니께서 직접 싸주신 도시락을 함께 나눠 먹은 후, 근처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도서관 외의 교육 공간은 어떠한지, 지진 피해는 어느정도인지 함께 살펴 볼 수 있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소린(Soe Lwin), 윈와(Win wah), 여름(본인), 자이 야르(Zay Yar Lint Thet)   ⓒ사단법인 아디


도서관으로 돌아와선 사서 3명과 마저 인터뷰를 나눴다.  이번 출장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기도 했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애쓰며 진심을 다해 대화를 나눴다. 인터뷰를 통해 내 또래이기도 한 활동가들이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지를 들을 수 있었다. 

세시간의 대화가 마무리 될 때 쯤에 나는 소린과 윈와, 자이 야르에게 또래로서, 그리고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로서 감사함과 존경을 표했다. 우리가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왼쪽부터 순서대로 제윤 자원 활동가, 윈와(Win wah) 활동가 , 클로이(Chloe) 자원 활동가, 띠하(Thiha) PM, 

소린(Soe Lwin) 활동가 , 꼬눼이(Ko Nyein) PO, 지아린테(Zay Yar Lint Thet) 활동가

  ⓒ사단법인 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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