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사회지원][출장기] 로힝야 난민캠프, Ãra tũwarar fowat achi - 上편

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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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룬(유용석 YP)의 로힝야 난민캠프 출장기는 상편과 하편으로 나뉩니다. 상편에서는 RWWS(RW Welfare Society)와 함께 샨티카나(Shanti Khana) 및 난민캠프를 방문한 총 4일간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 “Ãra tũwarar fowat achi”는 로힝야어로 “우리는 당신과 함께 합니다(We are with you)”라는 뜻이며, 샨티카나 입구에 쓰인 문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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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콕스바자르 공항의 전경(왼쪽)과 공항에서 관광객들을 태우고 콕스바자르 시내로 이동 중인 툼툼*의 모습(오른쪽)

(*콕스바자르와 치타공 지역에서는 흔히 배터리식 3륜차를 “툼툼”으로 칭한다.) ⓒ사단법인 아디



1일: 화려한 콕스바자르와 그 뒷그늘

 “물방울은 타로 잎 위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Hoñsu fathar faani)”라는 로힝야어 속담이 있습니다. 사실 이 속담은 로힝야인들의 슬픈 역사에서 비롯되었는데요, 무국적 상태인 로힝야인들이 자신이 사는 곳 그리고 존재하는 곳에서 아무런 흔적을 남길 수 없는 현실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속담입니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Cox’s Bazar)에 도착한 첫날, 이 속담의 의미가 바로 와 닿더군요. 2번의 환승을 거쳐 한국에서 출발한 지 하루가 지나서야 도착한 콕스바자르는 완벽한 관광도시였습니다. 벵골만을 따라 길게 뻗은 해변과 그 옆에 서 있는 수많은 호텔과 레스토랑, 그리고 상점들. 콕스바자르 도심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이면 닿을 거리에 약 1백 만명에 달하는 로힝야 난민들이 머물고 있는 세계 최대의 난민캠프가 있다는 사실은 콕스바자르의 아름다운 해변과 휴양시설의 뒷그늘에 가려진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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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RRC 콕스바자르 사무소 내부에 부착된 로힝야 난민캠프 일대를 나타낸 지도(왼쪽), 

RWWS 사무실에서 함께 사업 회의를 진행 중인 아디와 RWWS 활동가들(오른쪽) ⓒ사단법인 아디



2일: 처음 만났는데, 또 만났네요!

 이른 아침부터 콕스바자르 시내에 위치한 방글라데시 난민 구호 및 귀환 담당 사무소(Office of the Refugee Relief and Repatriation Commissioner, 이하 RRRC)에서 난민캠프 출입을 위한 통행증인 캠프 패스(camp pass)를 발급받고 아디와 함께 로힝야 여성 역량 강화 사업을 운영하는 현지 단체인 RWWS 사무실로 곧장 향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온라인 회의를 통해 정기적으로 만나던 이들이었기에 직접 만나 악수를 나누며 인사하니 옛 동료들을 오랜만에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2025년 진행되었던 사업의 성과와 아쉬운 점을 나누고, 올해 예정된 사안들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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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14 입구에 설치된 샨티카나 표시판(왼쪽), 샨티카나 내부에서 올해 년도 CBP 참여자들을 인터뷰하는 모습(오른쪽) ⓒ사단법인 아디



3일: 배움의 시작, 자신감의 시작

 “샨티카나”의 이름과 아디 로고가 대문짝만하게 쓰인 표지판이 캠프 14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환영해 주었습니다. 동행한 RWWS 직원들에게 들어보니 작년 9월에 캠프 14를 담당하는 CiC(Camp-in-Charge) 사무소가 표지판을 세워 줬다고 합니다. 샨티카나의 위상과 역할이 나날이 커져가는 것 같아 뿌듯함과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캠프14 입구에서 도보로 15분을 걸어 샨티카나에 도착했습니다. 4월의 콕스바자르는 섭씨 35도에 이르고 뜨거운 햇빛까지 더해지며 굉장히 무덥고 습했습니다. 특히 난민캠프의 임시숙소(shelter)들이 밀집한 골목을 지나갈 땐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무더웠습니다. 

 그렇게 숨을 헐떡이며 도착한 샨티카나는 깔끔하고 깨끗했습니다. 우선 본원으로 향한 우리는 로힝야 여성 난민들의 소득 창출과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하는 community business program(이하 CBP)을 참관했습니다. 본원에서는 바틱(batik) 수업이, 본원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분원에서는 대나무 공예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두 팀으로 나눠 각각 마크라메와 대나무 공예 수업을 참관하며 수업 운영과 참여 여성들의 태도 등을 관찰했습니다. 마크라메는 천을 다양한 색상과 무늬로 염색하여 이 천으로 이불과 침대 커버 등을 만드는 과정이고, 대나무 공예는 대나무를 활용해 바구니와 펜꽂이 등을 만드는 수업이었습니다. 두 과정 모두 참여자들이 각자의 작품 제작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강사들은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시범을 보여주면서도 참여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등 참여자와 강사 모두 열정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두 과정 모두 수업이 끝난 후, 올해 CBP 참여자들과 작년도 CBP 참여자들을 인터뷰하여 보다 양질의 과정을 제공하고 프로그램 수료 후에도 참여자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소득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자 하였습니다. 이 중 2025년부터 CBP에 계속 참가 중인 한 참여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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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도 프로젝트의 후보지 중 한 곳 인근의 모습. 시장이 있어서 평소 사람이 붐비는 장소이지만, 

답사 당일은 휴일인 금요일이라 거리가 한산하다. ⓒ사단법인 아디



4일: 여성 난민들의 노력이 빛을 발할 시간, coming soon…!

 2026년, 아디는 RWWS와 함께 샨티카나에 변화를 가져다줄 프로젝트를 하나 준비 중입니다. 아직은 그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이 프로젝트를 위하여, 이날 오전에는 RWWS 사무실에서 회의를, 오후에는 난민캠프 인근의 “후보지”들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답사하였습니다. 샨티카나 CBP에 참여 중인 로힝야 여성 난민들의 재능과 실력을 드디어 뽐낼 수 있는 프로젝트이기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난민캠프 이야기는 “로힝야 난민캠프 출장기 下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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