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가자의 식량 위기


가자의 식량 위기



가자 지구는 극심한 인도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로의 물품 공급을 전면 차단한 이후 상황은 더 절망적이다. UN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흐스(Antonio Guterres)는 가자 지구의 식량 재고가 고갈되고, 물 생산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건축 자재 역시 고갈되는 등 인도적 위기 상황이 치명적이라고 하였다. 또한 “이스라엘은 식량, 연료, 의약품, 상업 물자의 반입을 차단해, 2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생존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구호조차 받지 못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가자 지구 식량 생산의 붕괴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이전 가자 지구는 농업을 기반으로 달걀, 우유, 가금류, 붉은 육류, 생선, 채소, 과일 등의 식량을 일정 부분 자급 가능한 수준으로 생산해 왔다. 2022년 가자 지구는 식량 소비의 44%를 자급하였고, 54%는 수입에 의존하였다. 같은 해 농업은 전체 GDP의 11%를 차지했고 농업 생산 총 가치는 5억 7,500만 달러에 달했다. 농업 생산의 54%는 식물 재배이며, 그중 69.7%가 채소류이다. 주 농업 수출 품목은 딸기, 토마토, 오이로 전체 농산물 수출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2023년 10월 7일부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농업 생산이 중단되고, 농업 기반 시설은 심각하게 파괴되었다. 이스라엘은 불도저로 가자 지구 농경지를 철거했고, 가자 지구 전체 농경지의 95% 이상이 생산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2023년 11월 기준 농업 손실액은 1억 8천만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었다.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이 600일 이상 장기화하면서 손실 규모는 앞서 추정된 수치를 훨씬 초과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FAO에 따르면, 어업 역시 2023년 10월 7일 이전 연간 5,500톤의 어획량이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7.3%(약 400톤)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 불도저로 철거된 가자 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Beit Lahia)의 농경지 / 2023년 6월(왼쪽), 2024년 5월(오른쪽) ⓒPlanet Labs PBC


이스라엘군의 어업과 농업의 파괴로 가자 지구 식량 생산 기반은 큰 타격을 받아 식량 공급의 많은 부분을 외부 구호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가자 지구 물품 반입 차단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의 농경지와 어업을 파괴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2025년 3월 2일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로의 모든 인도적 지원 물자 반입을 차단했다. 식량 생산 기반이 붕괴한 가자 지구에서, 외부 물자 반입이 중단된 3월 2일부터의 삶은 더 절망적이었다. 식품 가격은 크게 오르고, 그마저도 구할 방법이 막연했다. 많은 사람이 기근에 처했다. 폭격과 공습이 아닌, 식량을 구하지 못해 굶어 죽는 사람이 발생하고 있다. 가자 지구 물품 반입 금지는 특히 아이들에게 가혹한 시간이 되고 있다.


UN OCHA(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 이전인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 하루 평균 100대의 구호 트럭이 반입되었다. 이후 2023년 10월 7일부터 2025년 1월 16일까지는 월평균 500대에 불과했고, 2025년 3월 2일부터 5월 18일까지는 구호 트럭 반입이 전면 차단 되었다. 2025년 4월 29일, UNRWA(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의 구호 트럭 3,000대, 약 11만 6천 톤의 식량이 가자 지구 장벽 너머에 모였지만, 이스라엘의 반입 차단으로 구호 물품이 전달되는 일은 없었다. 같은 시간 가자 지구 주민들은 기아로 사망했다.


Relief Web(릴리프 웹)의 2025년 5월 가자 지구 보호 클러스터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스라엘은 점령국으로서 그리고 국제 인권법에 따라, 가자 지구 민간인의 기본적 필요, 특히 식량 및 기타 생필품에 대한 접근을 최대한 보장할 의무를 지고 있다. (...) 공격과 함께 농지, 식량 공급원, 식수 인프라가 파괴되었고, 인도적 지원과 생존에 필수적인 기타 물품의 반입과 분배에도 심각한 제한이 가해졌다. 이는 사실상 전면 봉쇄에 이르렀으며, 가자 지구 주민 전체가 식량과 생계 수단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인도적 지원 트럭들이 라파 국경 검문소로 이동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Amr Nabil/AP 사진


이스라엘이 다시 가자 지구 물품 반입을 일부 재개한 2025년 5월 19일부터 6월 현재, 가자 지구에 제한적으로 물품이 반입되었다. 진입이 허용된 트럭의 수는 많이 감소했고 물품의 양 역시 가자 지구 사람들에게 배분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마저도 대부분 이스라엘과 미국이 설립한 GHF(Gaza Humanitarian Foundation, 가자 인도주의 재단)를 통해 배분되었다. GHF는 국제기구를 배제하고 이스라엘이 직접 승인과 배분의 권한을 가진다. 국제기구와 인도적 지원 단체들은 이스라엘이 GHF를 식량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2025년 6월 24일 유엔 인권 사무소 대변인 타민 알-케탄(Thameen Al-Kheetan)은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 GHF의 구호품 배급을 받으려 접근한 사람들에게 총격, 포격을 가해 410명 이상이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생존을 위해 모인 구호품 배급소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총성 속에서 구호품을 얻은 소수의 사람에겐 집에 도착할 때까지 칼을 든 강도의 위협이 도사린다. 이런 위협에도 몇 달 동안 제대로 영양 섭취를 못 한 이들은 생존을 위해 GHF 구호품 배급소에 몰려든다. 현재 가자 지구 주민들에겐 구호품만이 유일한 생존 수단이다.



식량 위기 상황

2025년 5월 12일 IPC(통합 식량안보 단계 체계) 통계에 따르면 약 2백10만 명에 달하는 가자 지구 주민이 IPC 3단계인 식량 위기(Crisis) 이상에 처해있고, 22%의 사람은 5단계인(Catastrophe) 기근 상태이다. IPC 5단계는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수치의 식량 위기 상황이다. 이는 극단적인 식량 부족과 사망이 발생하는 수준이다. 현재 가자 지구에서는 어린이, 노인, 청년을 가리지 않고 영양실조와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2025년 5월 12일 가자 지구 IPC_글로벌 이니셔티브 스냅샷 ⓒIPC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의 식량 생산 기반을 파괴하고, 인도적 물품 반입을 차단하는 등 식량 공급을 통제하고 있다. 그 결과, 가자 지구는 기근 상태에 놓이게 되었고 많은 사람이 영양실조로 사망 또는 고통받고 있다. 이처럼 광범위하게 민간인의 식량에 대한 접근 기회를 것은 국제형사범죄법 제9조(인도에 반한 죄) 2항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이다. 


이스라엘의 범죄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총격과 공습, 굶주림과 기아의 공포에 놓인 가자 지구에 즉각적인 휴전과 물품 반입 전면 재개, 지속가능한 인도주의 통로 확보를 통한 식량과 의약품에 대한 무조건적인 접근 보장이 절실하다. 



*글: 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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