〇 [검색하다]는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전쟁범죄에 관한 주요 뉴스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단지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일어나는 일에 국한하지 않고, 팔레스타인 및 서아시아 정세에 영향을 미친 뉴스를 전합니다. 2025년 7월호에는 2025년 4월 28일부터 6월 25일까지의 뉴스를 다룹니다.


▲ 4월 28일 이후, 팔레스타인 중심의 서아시아 정세 타임라인 ⓒ사단법인 아디
물러설 수 없다. 2025년 2분기는 그러한 의지가 격돌하는 기간이었다.
이란에 공습을 개시한 지 나흘째인 2025년 6월 16일,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우리는 ‘12시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시계의 마지막 숫자가 12인 것처럼, 이란의 핵 개발이 마지막 시점을 앞두고 있어 맹공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네타냐후의 이러한 발언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다. 첫째, 2023년 10월부터 이스라엘은 물러난 적이 없다. 가자 지구에서 최소 55,600명 이상을 살해하고, 195만 명을 심각한 기아 상태로 만들었으며, 이란에서 역시 끔찍한 민간인 살해를 자행하고 있다. 분쟁 당사자인 하마스, 또는 유럽과 중동 국가들의 중재와 휴전안도 거부하고 있다. 요식 행위라도 될 줄 알았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자체 제작 구호 기구 Gaza Humanitarian Foundation(가자 인도주의 재단)은 학살을 위한 직접적인 도구였음이 드러났다.
4월 28일 이후 타임라인
4월 28일, 미•이란 핵 협상 재개
4월 28일, 이스라엘, 하마스의 ‘5년간 가자지구 휴전안’ 거부
4월 30일, 미•예멘 미사일 교전
5월 5일, 이스라엘, 예멘 공습 개시
5월 7일, EU(유럽연합), 이스라엘과의 협력 협정 위반 공식 검토 착수
5월 12일, 하마스, 구금했던 이스라엘•미국 이중 국적 병사 석방
5월 16일, 이스라엘, “기드온의 전차” 작전 시행하며 가자 북부 약 52% 장악
5월 20일, 영국, 이스라엘과의 무역 협상 중단 발표
5월 26일, 이스라엘의 라파 공습으로 임시 텐트 거주하던 난민 45명 이상 사망
5월 31일,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조사 결과 이란이 핵무기 개발 중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발표
6월 9일, 이스라엘, 구호 물품 싣고 가자로 향하던 ‘자유선단연합’ 매들린 호 나포
6월 10일, 영국 등 이스라엘 극우 장관 2인에 대해 개별 제재 단행
6월 12일, UN(국제연합) 총회에서 가자 지구에 대한 즉각적이며 영구적인 휴전과 인도주의 통로 개방을
요구하는 결의안 통과. 찬성 149표, 미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12개국 반대
6월 12일, 이집트 카이로서 ‘가자로 향하는 글로벌 행진’ 행진단 출발
6월 13일, 이스라엘, 이란 핵•군사시설 공습 “라이징 선” 작전 발동
6월 13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봉쇄 강화,
라말라 등 주요 도시 병력 증강 배치 및 서안 지구 전역에 검문소 추가 설치 등
6월 1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팔레스타인 해방 시위, 약 15만 명 운집
6월 17일, 이스라엘, 구호품 배급 받으려던 가자 민간인 80명 이상 총격 살해
6월 17일, G7(주요 7개국), 이란 핵무기 보유를 반대하고 이스라엘 자위권을 지지하는 공동 성명 발표
6월 17일, 트럼프, 이란에 “무조건 항복” 촉구, 최고지도자 암살 경고
6월 18일, 이스라엘, 이란에 대규모 공습, 부셰르•테헤란 등 주요 군사 시설과 핵시설, 정보기관 파괴
6월 18일, 벨기에 등 9개 EU 회원국, 이스라엘 정착촌 제품 교역 중단 제안
6월 19일, 이스라엘, 이란 아라크 중수로 폭격
6월 19일, 이란, 이스라엘 소로카 병원 폭격
6월 19일, 가자 지구에서 민간인 69명 사망, 총 사망자 수 55,706명으로 증가.
6월 20일, 영국•프랑스•독일이 이란과 핵 협상 재개, 이란 “이스라엘 공격 중단 전에는 미국과 논의하지 않는다”
6월 21일, 미국, 이란의 주요 핵시설 타격, 특히 포도우 핵시설에는 전량 폭탄을 투하했다고 주장
6월 21일, 이스라엘, 이란 내 핵 관련 시설 공격 계속
6월 22일, 이란, 하이파와 베르셰바에 미사일 공격
6월 23일, 영국•프랑스•독일, 이란에 핵 프로그램 중단 요구
6월 25일,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민간인 80명 사망
13시의 사람들
네타냐후의 ‘12시 상황’ 발언의 두 번째 오류는 ‘13시 상황’의 존재에 있다. 우리는, 가자와 서안 지구의 사람들, 팔레스타인 해방을 염원하는 모두는 12시를 지나온 지 오래다. 우리는 그간 너무 많이 죽었고, 자주 거대한 폭력의 한계에 부딪혔다. 국제사회로부터 소외되었고, 냉담에 잠기기도 했다. 우리는 존재로서 이미 ‘13시 상황’을 체감했다. 그리고 예감한다. 14시, 15시의 상황도 있다는 것을. 감히 “13시는 없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 권력의 무지에 비해 우리는 두려움을 알고, 그래서 더욱 물러날 수 없는 것도 우리이다. 우리는 갈수록 밀려나고 있지만, 2025년 6월은 시곗바늘 범주 밖 변방의 우리가 가장 뜨겁게 투쟁한 달이기도 했다.
먼저 배가 출발했다. 국제법 준수를 근거로 두고 꾸준한 평화 활동을 해온 ‘자유선단연합’의 매들린 호는 시칠리아에서 구호물자를 싣고 가자로 향했다. 트럼프의 열렬한 비난을 받는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합류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매들린 호는 가자 해변에 닿지 못하고 중립 수역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나포되었다. 배와 물자가 아슈도드에 억류되고 활동가들은 구금 및 체포 기간을 지나 각국으로 추방되었다.
매들린 호의 일원들이 배에서 내려와 있는 동안, 육지에서는 가자의 해방을 위한 행진이 진행됐다. ‘Global March to Gaza’(가자로의 글로벌 행진) 행진단은 13일 이집트 카이로에 집결해 가자 지구까지 도보 행군을 시작했다. 대부분 북서 아프리카 지역의 시민들로 이루어진 이 행진단은, 라파로의 출입이 불가능하더라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반대하는 세계 시민의 강력한 메시지를 보이기 위해 출범했다.
한편,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 및 전쟁 범죄를 규탄하는 시민 약 15만 명(주최 측 추산)이 광장에 모였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전 세계 각지에서 팔레스타인 해방 물결에 동참하는 시위가 조직되고 있으나, 전쟁이 장기화해 이슈 피로를 일으킨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쟁이 발발한 지 1년 반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이토록 큰 규모의 연대 집회가 열린 것은 분명 고무적인 사건이다. 네덜란드의 인구는 약 1천8백만 명으로, 해당 시위에 네덜란드 국민이 100명 중 한 명꼴로 참석한 셈이다.
13시의 사람들은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미진하고 느린 움직임으로, 결국 호응하고 있다. 영국 등의 국가가 이스라엘 극우 장관 2인에 대해 개별 제재를 단행한 데에 이어 6월 12일, UN 총회에서 가자 지구에 대한 즉각적이며 영구적인 휴전과 인도주의 통로 개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149표, 압도적인 찬성이었다. 6월 18일, 벨기에 등 9개 EU 회원국이 이스라엘 정착촌 제품 교역 중단을 제안하는 등 이스라엘과 협력하던 국가들이 실효적인 조치를 내어놓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미봉책으로, 국제기구가 지닌 맹점으로 인해 처벌과 전쟁 범죄의 중단이라는 확실한 해답을 실행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국가 단위의 움직임이 최대의 행동이 되고 있다.
핵 없는 핵 억지 전쟁
다시 네타냐후의 발언으로 돌아와 보자. 네타냐후의 ‘12시 상황’ 발언이 겨냥한 것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상황이다. 1960년대 중반 핵무기를 획득한, 중동 유일의 핵무기 보유 국가 이스라엘의 독재자 네타냐후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억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핵무기 개발 완성에 도달하지도 않았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체결하지 않은 이스라엘과는 다르게, 이란은 국제사회의 엄격한 핵 사찰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IAEA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세계는 이스라엘의 근거 없는 전쟁 발화에 정당성을 부여해 주고 있다. 6월 17일, G7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된 UN 산하 독립기구의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해서 이러한 외교적 태도를 보인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절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의 강대국이라고 일컬어지는, 국제 정세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존재들이 전쟁 범죄에 동조하는 현실이다.
유럽 열강의 식민 통치부터 이어져 온 부정의는, 중동의 국경을 자로 댄 듯 나누고, 팔레스타인 땅을 빼앗아 유대 국가를 세웠다. 이스라엘은 서구 열강의 동맹국으로서, 그 동맹의 일환으로 중동의 유일한 핵무기 보유 국가가 될 수 있었다. 일찌감치 핵무기를 보유하고, NPT에도 가입하지 않은 국가에 서방은 어떤 지적도 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는 동지로서 우리는 이번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누군가는 두 나라를 대하는 서구 열강의 태도가 다르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서 여러 유럽 국가, 서구 열강이 규탄하고 있지 않으냐고. 아니다. 본질은 다르지 않다. 2023년 10월 7일, 서구 열강을 중심으로 국제 사회와 세계 언론은 하마스가 끔찍한 테러리스트 집단이라며 그들이 실제 저지르지 않은 일까지 덮어씌우기에 바빴다. 그러나, 당장 10월 7일 당일에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으로 살해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10월 7일에, 그 사실에 대해서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번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도 다르지 않다. 명확히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했음에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란이 독재 국가이고 부패했다고 이야기한다. 이란이 거짓말쟁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란의 국내 정치 질서를 흔들기 시작한 것이 미국이고, 핵무기를 감추는 쪽이 이스라엘이다. 그러니 이스라엘과 미국의 의견을 지지하는 열강들이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이유가 정의나 신념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힘의 균형이 이스라엘과 이란에 비해 한참 맞지 않고,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의 피해가 국제 여론이 감당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유대계 미국인 작가 데어라 혼의 책 제목이다. 그리고 지금, 사람들은 죽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사랑한다. 죽어가는 땅에 그제야 눈물을 보낸다. 총을 든 팔레스타인, 드론을 날리는 예멘,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란의 모습은 세계 유수 언론의 프레임 속에서 언제나 ‘문명에 대한 위협’이 됐다. 앞서서 이스라엘에 의해, 미국에 의해, 서구 열강에 의해, 팔레스타인과 이란에서 정치적•물리적으로 살해당한 수십만 명은 없었다.
‘문명’이라는 것이 왜 이토록 이중적이고, 검증되지 않는지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 이제 물어야 한다. 이란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사찰을 받아야 하지 않는가? 핵무기를 공식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수십 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가 왜 조사를 받지 않는가? 팔레스타인에 가해지는 폭력이 어떻게 매번 테러에 대한 대응으로 설명되는가? 이스라엘은 왜 언제나 전쟁을 시작할 권리를 갖는가, 하고 말이다.
*글: 먼지
〇 [검색하다]는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전쟁범죄에 관한 주요 뉴스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단지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일어나는 일에 국한하지 않고, 팔레스타인 및 서아시아 정세에 영향을 미친 뉴스를 전합니다. 2025년 7월호에는 2025년 4월 28일부터 6월 25일까지의 뉴스를 다룹니다.
▲ 4월 28일 이후, 팔레스타인 중심의 서아시아 정세 타임라인 ⓒ사단법인 아디
물러설 수 없다. 2025년 2분기는 그러한 의지가 격돌하는 기간이었다.
이란에 공습을 개시한 지 나흘째인 2025년 6월 16일,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우리는 ‘12시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시계의 마지막 숫자가 12인 것처럼, 이란의 핵 개발이 마지막 시점을 앞두고 있어 맹공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네타냐후의 이러한 발언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다. 첫째, 2023년 10월부터 이스라엘은 물러난 적이 없다. 가자 지구에서 최소 55,600명 이상을 살해하고, 195만 명을 심각한 기아 상태로 만들었으며, 이란에서 역시 끔찍한 민간인 살해를 자행하고 있다. 분쟁 당사자인 하마스, 또는 유럽과 중동 국가들의 중재와 휴전안도 거부하고 있다. 요식 행위라도 될 줄 알았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자체 제작 구호 기구 Gaza Humanitarian Foundation(가자 인도주의 재단)은 학살을 위한 직접적인 도구였음이 드러났다.
4월 28일 이후 타임라인
4월 28일, 미•이란 핵 협상 재개
4월 28일, 이스라엘, 하마스의 ‘5년간 가자지구 휴전안’ 거부
4월 30일, 미•예멘 미사일 교전
5월 5일, 이스라엘, 예멘 공습 개시
5월 7일, EU(유럽연합), 이스라엘과의 협력 협정 위반 공식 검토 착수
5월 12일, 하마스, 구금했던 이스라엘•미국 이중 국적 병사 석방
5월 16일, 이스라엘, “기드온의 전차” 작전 시행하며 가자 북부 약 52% 장악
5월 20일, 영국, 이스라엘과의 무역 협상 중단 발표
5월 26일, 이스라엘의 라파 공습으로 임시 텐트 거주하던 난민 45명 이상 사망
5월 31일,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조사 결과 이란이 핵무기 개발 중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발표
6월 9일, 이스라엘, 구호 물품 싣고 가자로 향하던 ‘자유선단연합’ 매들린 호 나포
6월 10일, 영국 등 이스라엘 극우 장관 2인에 대해 개별 제재 단행
6월 12일, UN(국제연합) 총회에서 가자 지구에 대한 즉각적이며 영구적인 휴전과 인도주의 통로 개방을
요구하는 결의안 통과. 찬성 149표, 미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12개국 반대
6월 12일, 이집트 카이로서 ‘가자로 향하는 글로벌 행진’ 행진단 출발
6월 13일, 이스라엘, 이란 핵•군사시설 공습 “라이징 선” 작전 발동
6월 13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봉쇄 강화,
라말라 등 주요 도시 병력 증강 배치 및 서안 지구 전역에 검문소 추가 설치 등
6월 1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팔레스타인 해방 시위, 약 15만 명 운집
6월 17일, 이스라엘, 구호품 배급 받으려던 가자 민간인 80명 이상 총격 살해
6월 17일, G7(주요 7개국), 이란 핵무기 보유를 반대하고 이스라엘 자위권을 지지하는 공동 성명 발표
6월 17일, 트럼프, 이란에 “무조건 항복” 촉구, 최고지도자 암살 경고
6월 18일, 이스라엘, 이란에 대규모 공습, 부셰르•테헤란 등 주요 군사 시설과 핵시설, 정보기관 파괴
6월 18일, 벨기에 등 9개 EU 회원국, 이스라엘 정착촌 제품 교역 중단 제안
6월 19일, 이스라엘, 이란 아라크 중수로 폭격
6월 19일, 이란, 이스라엘 소로카 병원 폭격
6월 19일, 가자 지구에서 민간인 69명 사망, 총 사망자 수 55,706명으로 증가.
6월 20일, 영국•프랑스•독일이 이란과 핵 협상 재개, 이란 “이스라엘 공격 중단 전에는 미국과 논의하지 않는다”
6월 21일, 미국, 이란의 주요 핵시설 타격, 특히 포도우 핵시설에는 전량 폭탄을 투하했다고 주장
6월 21일, 이스라엘, 이란 내 핵 관련 시설 공격 계속
6월 22일, 이란, 하이파와 베르셰바에 미사일 공격
6월 23일, 영국•프랑스•독일, 이란에 핵 프로그램 중단 요구
6월 25일,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민간인 80명 사망
13시의 사람들
네타냐후의 ‘12시 상황’ 발언의 두 번째 오류는 ‘13시 상황’의 존재에 있다. 우리는, 가자와 서안 지구의 사람들, 팔레스타인 해방을 염원하는 모두는 12시를 지나온 지 오래다. 우리는 그간 너무 많이 죽었고, 자주 거대한 폭력의 한계에 부딪혔다. 국제사회로부터 소외되었고, 냉담에 잠기기도 했다. 우리는 존재로서 이미 ‘13시 상황’을 체감했다. 그리고 예감한다. 14시, 15시의 상황도 있다는 것을. 감히 “13시는 없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 권력의 무지에 비해 우리는 두려움을 알고, 그래서 더욱 물러날 수 없는 것도 우리이다. 우리는 갈수록 밀려나고 있지만, 2025년 6월은 시곗바늘 범주 밖 변방의 우리가 가장 뜨겁게 투쟁한 달이기도 했다.
먼저 배가 출발했다. 국제법 준수를 근거로 두고 꾸준한 평화 활동을 해온 ‘자유선단연합’의 매들린 호는 시칠리아에서 구호물자를 싣고 가자로 향했다. 트럼프의 열렬한 비난을 받는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합류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매들린 호는 가자 해변에 닿지 못하고 중립 수역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나포되었다. 배와 물자가 아슈도드에 억류되고 활동가들은 구금 및 체포 기간을 지나 각국으로 추방되었다.
매들린 호의 일원들이 배에서 내려와 있는 동안, 육지에서는 가자의 해방을 위한 행진이 진행됐다. ‘Global March to Gaza’(가자로의 글로벌 행진) 행진단은 13일 이집트 카이로에 집결해 가자 지구까지 도보 행군을 시작했다. 대부분 북서 아프리카 지역의 시민들로 이루어진 이 행진단은, 라파로의 출입이 불가능하더라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반대하는 세계 시민의 강력한 메시지를 보이기 위해 출범했다.
한편,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 및 전쟁 범죄를 규탄하는 시민 약 15만 명(주최 측 추산)이 광장에 모였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전 세계 각지에서 팔레스타인 해방 물결에 동참하는 시위가 조직되고 있으나, 전쟁이 장기화해 이슈 피로를 일으킨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쟁이 발발한 지 1년 반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이토록 큰 규모의 연대 집회가 열린 것은 분명 고무적인 사건이다. 네덜란드의 인구는 약 1천8백만 명으로, 해당 시위에 네덜란드 국민이 100명 중 한 명꼴로 참석한 셈이다.
13시의 사람들은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미진하고 느린 움직임으로, 결국 호응하고 있다. 영국 등의 국가가 이스라엘 극우 장관 2인에 대해 개별 제재를 단행한 데에 이어 6월 12일, UN 총회에서 가자 지구에 대한 즉각적이며 영구적인 휴전과 인도주의 통로 개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149표, 압도적인 찬성이었다. 6월 18일, 벨기에 등 9개 EU 회원국이 이스라엘 정착촌 제품 교역 중단을 제안하는 등 이스라엘과 협력하던 국가들이 실효적인 조치를 내어놓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미봉책으로, 국제기구가 지닌 맹점으로 인해 처벌과 전쟁 범죄의 중단이라는 확실한 해답을 실행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국가 단위의 움직임이 최대의 행동이 되고 있다.
핵 없는 핵 억지 전쟁
다시 네타냐후의 발언으로 돌아와 보자. 네타냐후의 ‘12시 상황’ 발언이 겨냥한 것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상황이다. 1960년대 중반 핵무기를 획득한, 중동 유일의 핵무기 보유 국가 이스라엘의 독재자 네타냐후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억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핵무기 개발 완성에 도달하지도 않았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체결하지 않은 이스라엘과는 다르게, 이란은 국제사회의 엄격한 핵 사찰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IAEA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세계는 이스라엘의 근거 없는 전쟁 발화에 정당성을 부여해 주고 있다. 6월 17일, G7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된 UN 산하 독립기구의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해서 이러한 외교적 태도를 보인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절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의 강대국이라고 일컬어지는, 국제 정세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존재들이 전쟁 범죄에 동조하는 현실이다.
유럽 열강의 식민 통치부터 이어져 온 부정의는, 중동의 국경을 자로 댄 듯 나누고, 팔레스타인 땅을 빼앗아 유대 국가를 세웠다. 이스라엘은 서구 열강의 동맹국으로서, 그 동맹의 일환으로 중동의 유일한 핵무기 보유 국가가 될 수 있었다. 일찌감치 핵무기를 보유하고, NPT에도 가입하지 않은 국가에 서방은 어떤 지적도 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는 동지로서 우리는 이번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누군가는 두 나라를 대하는 서구 열강의 태도가 다르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서 여러 유럽 국가, 서구 열강이 규탄하고 있지 않으냐고. 아니다. 본질은 다르지 않다. 2023년 10월 7일, 서구 열강을 중심으로 국제 사회와 세계 언론은 하마스가 끔찍한 테러리스트 집단이라며 그들이 실제 저지르지 않은 일까지 덮어씌우기에 바빴다. 그러나, 당장 10월 7일 당일에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으로 살해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10월 7일에, 그 사실에 대해서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번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도 다르지 않다. 명확히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했음에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란이 독재 국가이고 부패했다고 이야기한다. 이란이 거짓말쟁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란의 국내 정치 질서를 흔들기 시작한 것이 미국이고, 핵무기를 감추는 쪽이 이스라엘이다. 그러니 이스라엘과 미국의 의견을 지지하는 열강들이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이유가 정의나 신념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힘의 균형이 이스라엘과 이란에 비해 한참 맞지 않고,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의 피해가 국제 여론이 감당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유대계 미국인 작가 데어라 혼의 책 제목이다. 그리고 지금, 사람들은 죽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사랑한다. 죽어가는 땅에 그제야 눈물을 보낸다. 총을 든 팔레스타인, 드론을 날리는 예멘,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란의 모습은 세계 유수 언론의 프레임 속에서 언제나 ‘문명에 대한 위협’이 됐다. 앞서서 이스라엘에 의해, 미국에 의해, 서구 열강에 의해, 팔레스타인과 이란에서 정치적•물리적으로 살해당한 수십만 명은 없었다.
‘문명’이라는 것이 왜 이토록 이중적이고, 검증되지 않는지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 이제 물어야 한다. 이란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사찰을 받아야 하지 않는가? 핵무기를 공식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수십 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가 왜 조사를 받지 않는가? 팔레스타인에 가해지는 폭력이 어떻게 매번 테러에 대한 대응으로 설명되는가? 이스라엘은 왜 언제나 전쟁을 시작할 권리를 갖는가, 하고 말이다.
*글: 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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